'HIV 감염자의 ASCVD 1차 예방 위한 스타틴 권고안' 지난달 27일 발표
지난해 REPRIEVE 결과, 피타바스타틴 복용 시 5년 MACE 위험 35%↓
40~75세 중등도 심혈관질환 위험군, 중강도 스타틴 시작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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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스타틴을 권고했다.

지난해 발표된 REPRIEVE 임상3상에서 피타바스타틴이 HIV 감염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한 것이다. 

HIV 감염자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1차 예방을 위한 스타틴 권고안을 담은 'HIV 성인 및 소아청소년 감염자에서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사용 가이드라인'은 지난달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미국 HHS는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학회(HIVMA) 등과 협력해 이번 권고안을 개발했다.

REPRIEVE, HIV 감염자 스타틴 복용해야 하는 근거 제시

HIV 감염자는 일반인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ASCVD 위험이 최대 2배 높고 약 10년 일찍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그동안 HIV 감염자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식이요법, 운동, 금연, 혈압 조절 등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교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HIV 감염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을 평가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없어, 권고안 역시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다국가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무작위 연구인 REPRIEVE 결과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구에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는 40~75세 경도~중등도 심혈관질환 위험군인 HIV 감염자 약 7800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피타바스타틴 1일 4mg 복용군(피타바스타틴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5.1년 추적관찰 결과, MACE 위험은 피타바스타틴군이 위약군보다 35% 유의하게 낮았다. 또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MACE 위험이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안전성 평가에서 비치명적 중증 이상반응은 두 군이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당뇨병과 근육 관련 증상 발생률은 피타바스타틴군이 더 높았다. 

REPRIEVE는 항레스토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는 경도~중등도 심혈관질환 위험군인 HIV 감염자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ASCVD 위험 5~20%,

피타바스타틴·아토르바스타틴·로수바스타틴 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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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이드라인은 10년 ASCVD 위험도에 따라 권고안을 마련했다. REPRIEVE 하위분석에서 10년 ASCVD 위험도가 5% 이상이라면 파티바스타틴 복용에 따른 MACE 위험의 절대적 감소가 더 큰 것으로 조사돼, ASCVD 위험도 5~20%와 5% 미만으로 나눠 권고안을 개발했고 권고등급 및 근거수준도 다르게 담았다.

먼저 40~75세로 10년 ASCVD 위험도가 5~20%인 HIV 감염자는 최소 중강도 스타틴을 시작하도록 가장 강한 권고등급이자 가장 높은 근거수준으로 권고했다(권고등급:A, 근거수준: I).

권장되는 중강도 스타틴은 △피타바스타틴 4mg 1일 1회(AI) △아토르바스타틴 20mg 1일 1회(AII) △로수바스타틴 10mg 1일 1회(AII) 등이다. 권고등급은 모두 같지만 근거수준은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를 근거로 피타바스타틴이 가장 높다.

이어 10년 ASCVD 위험도가 5% 미만이라면 최소 중강도 스타틴을 시작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약한 권고등급으로 주문했다(CI). 이들에게서 스타틴의 절대적 혜택이 미미하기에, ASCVD 위험을 높일 수 있는 HIV 연관 요인이 있는지 고려해 스타틴 치료를 결정하도록 했다.

ASCVD 위험을 높일 수 있는 HIV 연관 요인의 경우, 길어진 HIV 감염 기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시작 지연, 장기간 HIV 바이러스 감염 및 불량한 치료 순응도, 낮은 현재 또는 최저 수준의 CD4 T 림프구 세포 수(350세포/㎣ 미만), 심장대사독성과 연관된 오래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노출, C형 간염 동시 감염 등이 있다. 권장되는 중강도 스타틴은 10년 ASCVD 위험도가 5~20%인 환자군과 같다. 

나이가 40세 미만인 HIV 감염자는 ASCVD 1차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권고하거나 금기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AHA·ACC 그리고 다학회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40~75세이며 10년 ASCVD 위험도가 20% 이상이면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20~75세로 LDL-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이면 최대 내약 용량의 고강도 스타틴을 투약하도록 주문했다.

또 40~75세로 당뇨병을 동반했다면 최소 중강도 스타틴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고강도 스타틴을 고려할 경우 추가 위험 평가를 진행하도록 제시했다.

스타틴 치료 시 고려해야 할 주의사항도 함께 담았다. 특정 스타틴과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병행하면 심각한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구체적으로 리토나비르와 코비시스타트를 증강시킨(boosted)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스타틴과 약물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쉽다고 명시했다. 리토나비르와 코비시스타트를 증강시킨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아토르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과 병용하는 경우, 스타틴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스타틴으로 변경, 스타틴 관련 이상반응 모니터링 강화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또 로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은 코비시스타트 또는 리토나비르로 약동학적 강화가 필요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 금기다. 

아울러 10년 ASCVD 위험도가 경도~중등도인 임신부는 스타틴 치료를 출산 이후로 연기해야 하며, HIV 감염자가 임신했다면 스타틴을 즉시 중단하도록 했다. 또 스타틴을 복용하는 동안 모유수유를 권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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