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PDE5I 처방 받은 남성 27만명 5년 추적 관찰 결과 발표
미복용자 대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 18% 낮아...무작위 대조 연구 필요성 제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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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발기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5 억제제(PDE5I)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추가로 제시됐다.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PDE5I를 처방 받은 남성들을 5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처방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Neurology 2월 7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는 영국의 1차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새롭게 발기부전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들을 조사했다. 

연구에는 26만 9725명의 남성이 포함됐으며 그 중 1119명(55%)이 PDE5I 처방을 받았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기억이나 인지 문제가 없었다. 

연구 결과, PDE5I 처방 환자 중 749명, 미처방 환자 중 379명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이는 1만인년당 각각 8.1명, 9.7명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전반적으로 PDE5I 처방 환자는 미처방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8%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aHR 0.82; 95% CI 0.72~0.93). 이러한 연관성은 70세 이상 노인 및 고혈압, 당뇨병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PDE5I 처방 횟수에 따른 위험 감소율도 다르게 나타났다. 

21~50회 처방받은 환자는 아예 처방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4% 낮았다(aHR 0.56; 95% CI 0.43~0.73). 50회 이상 처방 받은 환자는 35%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aHR 0.65; 95% CI 0.49~0.87).

그러나 20회 미만 처방 받은 환자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위 분석 결과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처방을 받은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aHR 0.81; 95% CI 0.71~0.93). 

반면 시알리스(타다라필)와 레비트라(바르데나필)을 처방 받은 환자에서는 미처방 환자에 비해 위험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없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진단 사이의 잠복기를 고려해 코호트 진입 후 1년, 3년의 지연기간을 둔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위험 감소 증거를 찾지 못했다. 

상반된 연구 결과에 논쟁 지속...무작위 대조시험 필요성

화이자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화이자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앞서 진행된 PDE5I와 알츠하이머병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한 2개 연구에서 서로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학계에서는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 미국 클리블랜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는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69% 예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2022년 발표된 브링검여성병원 Rishi Desai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PDE5I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예방 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 역시 PDE5I가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니며, 결과 해석에 주의가 촉구된다고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Ruth Brauer 박사는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남녀를 모두 포함하고, 다양한 용량을 탐색하는 무작위 대조시험이 필요하다"며 "PDE5I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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