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형제 간 내부 갈등 표면화 두고 전망 엇갈려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상호 지분 획득으로 공동경영 체계가 구축됐다.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상호 지분 획득으로 공동경영 체계가 구축됐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상호 지분 획득으로 공동경영 체계가 구축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인해 한미약품은 故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상속세 이슈가 해소되고, OCI그룹은 제약·바이오산업 진출 등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미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지분 양수 계약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분 양수는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송영숙 회장 외 2인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744만 674주(9.7%)를 OCI홀딩스에 주당 3만 7300원에 구주를 양도하고, 제3자 배정(OCI홀딩스) 유상증자로 신주 643만 4316주(8.4%)를 주당 3만 7300원에 발행했다.

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주식 677만 6305주(8.9%)를 주당 3만 7300원에 OCI홀딩스에 양도하면서, OCI홀딩스는 현물 출자 방식으로 자사 신주 229만 1532주(주당 11만 300원)를 발행해 지분을 교환했다.

이번 거래 결과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확보하고, 송영숙 회장 및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게 됐다.

대신증권 이희영 애널리스트는 "현재 OCI그룹 내 제약·바이오 비중이 미미해 두 그룹 통합 시 구체적인 시너지 발생 전략 및 R&D 방향성에 관해서는 추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상속세 우려가 해소되는 점과 OCI홀딩스가 27% 최대 주주가 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및 추후 현금 흐름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번 거래에 대해 고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다.

이 애널리스는 "대주주 일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면 지분 맞교환 계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故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상속세 이슈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슈가 됐던 한미사이언스 형제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 향후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이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인수금액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지분 취득 공시 발표 이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OCI홀딩스 3.67%, 한미사이언스 4.56%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취득과 관련해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인 임종윤 한미약품그룹 장남과 임종훈 차남이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며 "임종윤, 임종훈 형재 합산 지분이 19.3%에 달하고 있는 만큼 한미그룹 내에서는 경영권 분생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지분 취득 거래는 양 사 모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뤄진 만큼 전면 무효화 등의 불발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OCI그룹은 지난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로 사업 확대하고자 했지만 부광약품은 연간 매출액이 약 2000억 미만, 당기순손실도 지속되고 있어 신사업 확장에는 기여도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거래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자리잡으면서 주요 계열사 한미약품, JVM 등까지 편입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의미있는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OCI그룹은 이번 거래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확보한 이후 1년 내 3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향후 실적 연결 반영을 통한 실적 외형성장 가능성도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OCI그룹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5200억 내외로 연간 현금창출능력(EBITDA)이 약 7000억을 상회하는 반면, 미래투자비용(CAPEX) 금액은 2~3000억에 불과하다"며 "2023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 또한 약 1조 7500억에 달해 이번 지부 취득에 소요되는 금액이 결코 부담스러운 규모는 아니다"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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