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라매병원 남기웅 교수, 2012~2013년 사이 임산부 90만 명 추적 관찰
임신성 두통, 전체 중 '6.3%'로 허혈성·출혈성 뇌졸중 등 발생 위험 높아
남 교수 "출산 후 뇌졸중 발생 예방 위해 체계적인 계획 필요"

▲(왼쪽부터) 서울보라매병원 남기웅 교수(신경과), 고대 구로병원 조금준 교수(산부인과), 김치경 교수(신경과)
▲(왼쪽부터) 서울보라매병원 남기웅 교수(신경과), 고대 구로병원 조금준 교수(산부인과), 김치경 교수(신경과)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여성의 임신성 두통이 임신 중 뿐만 아니라 출산 후 뇌졸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이 임신하면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기존에 앓고 있었던 두통이 임신 초기에 사라지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전에 두통을 앓고 있었다면, 편두통은 50~80%, 기타 원발성 두통은 30%가 임신 초기에 개선된다. 그러나 일부 산모들은 두통이 호전되지 않거나 없던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남기웅 교수(신경과)와 고대 구로병원 조금준 교수(산부인과), 김치경 교수(신경과) 연구팀이 최근 임신성 두통과 뇌졸중 발생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성 두통이 임신부의 출산 후 뇌졸중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특히 임신성 두통이 출혈성 뇌졸중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임신성 두통을 임신 중 진단되는 두통으로 정의하는 한편, 이는 기존 두통 병력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신성 두통 유무와 기존 두통 질환 병력에 따른 산후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함께 분석해 두통 유형 경험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2012~2013년 사이 출산을 위해 입원한 임신부 중 평균 8년간 고혈압 여부, 원발성 두통 질환 병력,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두통 유무를 반영한 총 906,187명을 추적 관찰했다.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는 제외했다.

임신성 두통이 없는 경우(G-HA(-))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임신성 두통이 있는 경우(G-HA(+))는 모든 뇌졸중(59%), 허혈성 뇌졸중(50%), 출혈성 뇌졸중(63%), 뇌내 출혈 (63%) 위험도가 높았다. 그러나, 지주막하출혈 발생은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임신성 두통이 없는 경우(G-HA(-))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임신성 두통이 있는 경우(G-HA(+))는 모든 뇌졸중(59%), 허혈성 뇌졸중(50%), 출혈성 뇌졸중(63%), 뇌내 출혈 (63%) 위험도가 높았다. 그러나, 지주막하출혈 발생은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그 결과, 임신성 두통은 대상자 중 전체 6.3%인 56,813명에게 발견됐으며, 3.7%의 여성이 두통 질환 병력이 있었다.

출산 후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은 각각 537명, 565명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두통을 느끼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 뇌내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높았으나, 지주막하 출혈과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조금준 교수는 임신성 두통과 지주막하출혈 간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임신성 두통이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이후 장기적인 고혈압 상태 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출혈성 뇌졸중 발생은 임신성 두통이 기존 두통 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밀접하게 연관성이 있었기 때문에, 임신 중 두통 발생 그 자체가 위험 요인"이라며 "반면, 허혈성 뇌졸중 발생은 기존 두통 질환 병력이 강한 연관성을 나타냈는데, 이는 기존 두통 질환이 임신 중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는 현상에 더 기민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남기웅 교수는 "임신 전 두통질환 병력 및 임신 중 새로운 두통 발생은 유형별 뇌졸중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출산 후 잇따를 수 있는 뇌졸중 발생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예방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급 학술지 국제두통저널(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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