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1형 당뇨병 진단 받은 환자 대상 올루미언트 vs 위약 비교 임상2상
올루미언트군, 위약군 대비 C-펩타이드 수치 높아…베타세포 기능 보존 시사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류마티스 관절염에 이어 아토피 피부염, 원형탈모증 등 적응증을 넓히고 있는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1형 당뇨병으로 영역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2상 결과, 48주 동안 올루미언트를 복용한 환자는 위약을 투약한 이들보다 베타세포 기능 보존을 시사하는 C-펩타이드 수치가 높았다.

다만, 당화혈색소의 유의한 개선은 없었고 모든 환자군은 외인성 인슐린을 계속 투여해야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NEJM 12월호에 실렸다(N Engl J Med 2023;389:2140~2150).

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요법 시 치료 부담이 크고, 투약하더라도 당뇨병 관련 합병증 및 조기 사망 위험을 완전히 완화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1형 당뇨병 진단 후 잔여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면 외인성 인슐린 치료 필요성을 줄이면서 혈관 합병증 및 중증 저혈당을 막을 수 있다. 

올루미언트는 사이토카인 신호전달을 차단하며 자가면역질환에 효과적인 질병조절약제다. 1형 당뇨병도 자가면역질환으로,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올루미언트가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이뤄졌다.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2상에는 100일 이내에 1형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9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올루미언트 1일 4mg을 복용하거나(올루미언트군, 60명) 위약을 투약하도록(위약군, 31명) 무작위 배정돼 48주 동안 치료받았다. 

1차 목표점은 48주 차에 2시간 혼합식 부하검사 동안 혈당곡선하면적(AUC)으로 평가한 평균 C-펩타이드 수치로 정의했다. C-펩타이드는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보여주는 척도다.

2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48주째 당화혈색소 수치 변화, 1일 인슐린 치료 용량, 연속혈당측정기(CGM)로 평가한 혈당 조절 변화 등으로 설정했다. 

1차 목표점 분석 결과, 48주 차에 혼합식 부하검사 동안 AUC로 평가한 C-펩타이드 수치는 올루미언트군이 분당 0.65nmol/L, 위약군이 0.43nmol/L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P=0.001).

1일 인슐린 치료 용량과 당화혈색소 변화는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48주째 평균 1일 인슐린 치료 용량은 올루미언트군이 1일 0.41U/kg, 위약군이 0.52U/kg으로 조사돼, 올루미언트를 복용하더라도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CGM으로 평가한 48주째 혈당수치 평균 변동계수(CV)는 올루미언트군이 29.6%로 위약군 33.8%보다 더 낮았다. CGM으로 평가한 CV가 높다면 혈당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36% 이하로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상반응 발생 빈도 및 중증도는 치료에 따른 차이가 없었고, 중증 이상반응도 두 군 모두 보고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새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48주 동안 매일 올루미언트를 복용하면 2시간 혼합식 부하검사로 평가한 평균 C-펩타이드 수치가 위약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돼, 올루미언트으로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를 진행한 호주 세인트빈센트 의학연구소  Michaela Waibel 박사는 "증상이 있는 1형 당뇨병 진단 직후 또는 1형 당뇨병 환자 가족이나 일반인 선별검사에서 확인된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C-펩타이드 수치가 높은 경우 올루미언트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인슐린 투약 필요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웨덴 리셰핑대학 Johnny Ludvigsson 교수는 논평을 통해 "새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올루미언트 치료를 받아도 외인성 치료는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올루미언트를 통해 소량의 인슐린일지라도 잔여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을 보존하면 혈당 변동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 되고 장기적으로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중재가 안전하고 단기·장기적으로 중증 이상반응을 유발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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