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혈액종양내과 공지현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혈액종양내과 공지현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혈액종양내과 공지현 교수

국내 백혈병 환자의 15%를 차지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CML) 환자는 2021년 기준 약 7900여 명으로 집계된다. 

2001년 이마티닙(상품명 글리벡) 개발 이후, Tyrosin-kinase inhibitor(TKI) 제제의 잇따른 개발에 따른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BCR-ABL1 유전자 돌연변이 및 T315I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완벽한 치료는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TKI 제제 중 3세대인 포나티닙(상품명 아이클루시그)은 BCR-ABL1 및 T315I 돌연변이 치료에 혜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공지현 교수(혈액종양내과)에게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현황 및 포나티닙에 대해 들어봤다.

- CML에 대한 치료법은 무엇인가.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천천히 진행돼 대부분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 등 다른 진료 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는 비장 비대로 인한 조기 포만감, 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진단은 골수 검사로 하며, 특징적인 골수 소견을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염색체나 BCR-ABL1 유전자가 양성이면 진단된다. 치료는 BCR-ABL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경구 항암제 TKI제제를 복용한다. 

첫 약물은 이마티닙(1세대 TKI), 다사티닙(2세대 TKI), 닐로티닙(2세대 TKI), 라도티닙(2세대 TKI) 중 한가지를 사용하게 된다. 환자의 상태나 기저 질환에 따라 약물을 선택하게 된다.

주로 외래에서 진단 및 치료를 시작하며, 치료 초기에 부작용을 보면서 약물을 조절할 수 있어 첫 1~2개월간은 자주 내원해야 한다. 그 이후 약물 부작용이 크게 없다면 3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질환의 상태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약물은 BCR-ABL1을 가지고 있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원칙적으로 평생 복용해야 한다.

- CML 치료에 있어 치료 목표는 무엇이며, 기준은 어떤가.
CML의 치료 목표는 생존이다. 그러나 표적항암제 이후 환자가 약물을 잘 복용한다면 약 90%의 환자들은 일반인과 생존이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는 평생 복용해야 했던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 약물은 치료 효과 외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을 동반한다. 약물을 평생 복용하게 되면 장기 노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및 의료비 증가가 있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약물에 반응이 좋은 경우 약물 중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 어떤 환자가 약물 중단이 가능한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BCR-ABL1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 좋은 환자에게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치료 약제에 반응이 좋은 환자의 약 50%가 약물 중단을 시도하고 있다. 이 중 약 50%에서 성공이 가능하며, 약물 중단이 가능해도 완치 개념은 아니다. 약물 중단 이후 BCR-ABL1 측정을 위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 저항성 및 T315I 돌연변이 원인으로 2세대 TKI 제제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3세대 TKI 선택 시 기대되는 효과는.
치료약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약 10% 정도다.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추정된다. 환자가 약물을 잘 복용하지 않았거나, BCR-ABL1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약물에 효과가 없을 때는 약물 복용력을 확인하거나 BCR-ABL1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한다.

돌연변이에 따라 약물을 선택하게 되는데, 특히 T315I는 모든 1, 2세대 TKI 제제에 반응하지 않아 가장 강력한 3세대 TKI 제제인 포나티닙 사용이 권고된다. 약을 잘 복용했지만 검출된 돌연변이 없이 약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1세대 TKI 제제를 사용 중이면 2세대 TKI 제제 중 하나로, 2세대 TKI 제제를 사용 중인 환자는 3세대 TKI 제제인 포나티닙을 사용해야 한다. 2세대 TKI 제제에 저항성을 보인 경우, 다른 2세대 TKI 제제에도 저항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 3세대 TKI 제제인 포나티닙 사용 시 이상반응과 관리 방안은.
포나티닙은 T315I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나 다른 TKI 제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FDA가 빠르게 승인했다. 하지만 환자가 심혈관계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 특히 위험요소를 여러개 가지고 있을수록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며, 포나티닙 시작 용량이 높을수록, 높은 용량을 감량없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포나티닙으로 인한 이상반응을 줄이려면 3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포나티닙 사용 전후 심혈관계 위험요소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심전도, 발목-팔뚝 혈압지수(ABI)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 검사에 이상이 있을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위험요소를 잘 조절해야 하며, 포나티닙 용량을 45㎎이 아닌 30㎎, 15㎎으로 줄여 시작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T315I 돌연변이나 복합돌연변이가 있거나, CML이 가속기나 급성기로 전환돼 포나티닙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감량된 포나티닙 용량으로 시작해야 한다.

셋째, 포나티닙 시작 이후에 적절한 반응을 보였다면(BCR-ABL1 ≤1%로 줄어들었다면) 45㎎이나 30㎎을 복용중인 환자는 15㎎으로 감량해야 한다.

- CML 치료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은.
치료 없이 관해를 유지(Treatment Free Remission, TFR)하기 위한 방법과 약물의 효과는 유지하면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용량을 찾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 같다. 아직 어떤 환자가 TFR을 유지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깊은 분자 반응(DMR, Deep molecular response (최소BCR-ABL1 ≤0.0032 %IS))이 상당기간 유지된 환자들의 약 50%가 성공한다는 것 외에 알지 못하고 있다. TFR의 조건을 찾는 연구나, DMR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통해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가 약물 없이도 병의 관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CML 환자에게 전할 조언은.
처음 CML을 진단받는 환자의 경우, 너무 불안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약만 잘 복용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일반인과 같은 생존율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 약물을 잘 복용하기 위해서는 약물 복용 후 불편한 점을 주치의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에 관련된 대부분의 부작용은 치료 시작 초반에 나타난다. 10년 전만 해도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아 심한 부작용이 아니면 가능한 약 복용을 격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이전보다 훨씬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져 약물로 인한 부작용으로 힘들다면 너무 참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주기적인 병원 방문과 규칙적인 약물치료로 건강한 일상생활을 누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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