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대병원에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심포지엄 열려
경북대병원 소청과 조민현 교수 "10년 후 연구 성과 이어받을 의사 없을까 걱정"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심포지엄이 열렸다.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심포지엄이 열렸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삼성의 기부금으로 소아암·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지만, 이 성과를 이어받을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재 확인된 소아희귀질환은 약 7000개다. 문제는 소아 환자는 성인에 비해 질환이 다양하고 환자 수는 적어 사례를 수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표준치료법을 확립하기 어렵고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 및 가족의 부담이 커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게다가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의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진단받는 것 조차 힘든 일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이 소아암·희귀질환 3000억원을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바 있다. 이 기금으로 서울대병원은 2021년 5월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을 만들어 3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단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 플랫폼 구축하고 있다.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하는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업단 김한석 단장(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교수)은 "사업단이 그동안 발굴하지 못했던 희귀질환을 발굴했고, 진단도 할 수 있게 됐다"며 "단장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와 연구자의 눈으로 보지 않고, 국민의 눈으로 보며서 사업단이 잘 되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귀질환 진단 발전하고 있지만, 소청과 의사 없다면 

사업단에 참여 중인 경북대병원 조민현 교수(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업단 사업이 좀 더 빨리 진행됐으면 좋았을 것이란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소청과 인력이 더 안정됐을 때 진행됐으면 더 많은 의사가 사업단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아쉬움에서 나오는 토로였다. 

조 교수는 "건국 이래 소아암과 희귀질환 연구에 3000억원이라는 도네이션은 없었다"며 "더 많은 소청과 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을 때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10년 후 사업단의 연구 결과가 나온 후를 걱정했다. 

조 교수는 "지금 소청과의 어려움은 어떻게든 버티면서 성과를 낼 것이다. 그런데 10년 후 연구 결과를 갖고 희귀질환 진단이나 치료에 적용할 때 지금의 소청과 의사들은 모두 정년퇴임을 했을 것"이라며 "임상에서 연구 성과를 적용할 젊은 의사들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다"고 호소했다. 

3년 동안 진단과 치료, 코호트에서 성과 보여

사업 추진 성과
사업 추진 성과

한편, 사업단은 3년 동안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사업단은 ▲소아암 1500억원(비급여 고액 유전체 검사비 및 면역·표적항암제 등) ▲소아희귀질환 600억원(희귀·응급 유전체 검사, 고액 유전자 치료 및 극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 ▲소아공동연구 등 900억원(진단·치료기술·약제 연구개발 등) 등 3개 부서로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체 진단건수는 소아암 1089건, 소아희귀질환 1746건, 공동연구 1149건 총 3984건의 진단이 이뤄졌다. 또한 소아암 14건, 소아희귀질환 627건, 공동연구 1695건 총 2336건의 치료가 진행됐다. 

특히 공동 데이터베이스 기반 치료 플랫폼을 통해 소아희귀질환 857건, 공동연구 5336건 총 6193건의 코호트가 등록됐다.

김한석 소아암 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은 "그동안 환자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업단은 전국 권역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누구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표준화된 치료법을 정립해 전국 환자 모두 동일한 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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