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장암 진료 지침 기반, 최신 지식 반영한 결장암 단독 지침 개발
가이드라인 공표 전 공청회 열고 관련 단체 및 전문가 의견 수렴

대한대장항문학회는 7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2023 결장암 다학제 진료가이드라인 개발사업 공청회'를 개최하고 가이드라인 최종 공표에 앞서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7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2023 결장암 다학제 진료가이드라인 개발사업 공청회'를 개최하고 가이드라인 최종 공표에 앞서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대한대장항문학회를 비롯한 13개 유관학회로 꾸려진 다학제 위원회가 국내 첫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대장암은 결장암과 직장암을 포함하는 암이나, 두 암의 치료 방법이 많이 달라 결장암 치료의 전주기를 짚을 수 있는 개별 가이드라인 개발이 요구 돼왔다.

이번 개발로 조만간 진료 현장에서 근거 중심의 다학제적 진료 가이드라인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7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2023 결장암 다학제 진료가이드라인 개발사업 공청회'를 개최했다. 

학회는 국립암센터에서 진행하는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구축 사업에 참여해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 책임을 맡았다. 이에 2021년 12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에 걸쳐 위탁연구를 수행했다. 

대장암 진단과 치료에 관련된 13개 유관학회로부터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할 위원을 위촉 받아 다학제 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는 2년 간의 노력을 거쳐 근거 중심의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핵심질문당 평균 5061건 최신 근거 수집

국내 최초로 환자 선호도 반영해 

이번 공청회는 개발된 결장암 가이드라인의 최종 공표에 앞서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진행됐다. 

이날 대한대장항문학회 강성범 이사장은 "대장암은 남녀 전체에서 세번째로 많은 암이다. 우리나라 전체 대장암 유병률은 30만명 정도로 굉장히 많다"며 "그러나 진단되는 병기를 보면 위암은 75% 정도가 1기인데 반해 대장암은 1기가 20%이고 약 80%가 진행성 암으로, 치료자들이 어떤 옳은 근거를 가지고 치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경우 올해 NCCN에서 직장암은 5번째, 결장암은 3번째 가이드라인이 나올 정도이나 우리는 단초를 끊지 못했다"며 "올해 첫 권고안이 나오게 되면 우리도 2년에 한번씩 이를 개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오늘 꼼꼼히 살펴 많은 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고안이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발에는 대한대장학문학회를 비롯해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복부영상의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장연구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흉부영상의학회, 대한핵의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등 13개 유관학회에서 37명의 개발위원이 참여했다. 

기존 개발된 대장암 진료권고안을 기반으로 했으며, 새로운 근거를 기반으로 최신 지식을 업데이트 하기 위해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신규 핵심질문을 도입했다. 핵심질문당 평균 5061건의 최신 근거 수집과 탐색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질문 개발에는 환자의 가치와 선호도를 고려하기 위한 환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도 반영됐다. 

결장암 다학제 위원회 김현정 전문위원(코크란 한국지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우리나라에서 환자 선호도를 조사해 개발한 최초의 가이드라인"이라며 "환자의 언어로 환자의 가치와 선호도를 물은 것이 보다 발전적인 가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위원회 전체 구성원 70% 이상이 참여해 충분한 토론 및 투표로 권고 결정의 고려사항, 권고등급, 권고방향, 권고안 내용을 결정하도록 해 근거를 권고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기존 대장암 진료권고안 바탕으로 최신 지식 반영

결장암 치료 전주기 아우르는 질문 개발

다학제 위원회는 공청회에서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17개 핵심 질문을 공개했다. 핵심 질문 18개 중 9개는 기존 대장암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내용이었으며, 9개는 신규 개발된 질문이었다.
다학제 위원회는 공청회에서 결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17개 핵심 질문을 공개했다. 핵심 질문 18개 중 9개는 기존 대장암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내용이었으며, 9개는 신규 개발된 질문이었다.

이날 위원회는 개발한 17개 핵심질문을 공개하고, 공청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권고 방향과 강도에 대해 동의 투표를 실시했다.  

공개된 핵심 질문 18개 중 9개는 기존 대장암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내용이었으며, 9개는 신규 개발된 질문이었다. 

신규 개발 핵심 질문을 몇개 살펴보면, 위원회는 '장폐색이 동반된 결장암 환자에서 내시경적 스텐트 감압술은 종양학적으로 안전한가?'에 대해 권고 방향 '하지 않음', 권고 강도 '약함'으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수술 가능한 폐쇄성 대장암의 경우 수술 전 스텐트 삽입은 기관 특성과 환자 응급 정도, 내원시간에 따라 시행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시행 여부에 따른 이익에 비해 비용 차이가 유의미하게 크지 않아 기관 특성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삽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원격전이가 없는 우측 대장암 수술에 있어서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D3 or CVL)은 재발 감소 및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권고 방향 '한다', 권고 강도 '약함'으로 결정했다. 

해당 질문에는 "수술전 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없고 종양의 침윤이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 대장암의 경우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 고령이나 기저질환으로 인한 고위험 수술군의 경우 권고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결장암 다학제 위원회 곽정면 위원장은 "가이드라인 전제 흐름에서 질문의 깊이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2012년도 가이드라인에 나왔던 핵심질문이 많이 포함됐다"며 "핵심 논의가 될 만한 질문을 다 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본 가이드라인이 결장암 치료 전주기에 걸친 중요 부분은 다 짚어내지 않았나 자평해 본다. 오늘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해 질문과 내용 수정을 내부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전문위원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개발을 계기로 '근거가 불충분 하니 연구를 더 하자', '업데이트를 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논의를 이끄는 게 가이드라인 개발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고 의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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