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한국 권역외상센터의 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결과를 보였다.

아주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교수팀(외상외과, 권준식 교수)의 '외상체계 구축과 성과 개선: 한국에서의 후향적 국가 코호트 연구'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 15.3)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국내 외상환자 약 480만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예방가능 외상 사망률,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통해 얻은 외상사망률 모두 실제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외상환자를 더 살렸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보다 40년 이상 먼저 중증외상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5% 미만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2015년 30.5%였지만, 2017년 19.9%에 이어 2019년에는 15.7%까지 낮아졌다. 2015년에 비해 2019년에 외상환자 1247명을 더 살렸다는 의미다. 

확장형국제질병분류손상점수 체계를 기반으로 한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구축해 외상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외상사망률은 2015년 0.56%로 가장 높았다.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0.50%, 2018년 0.51%에 이어 2019년 0.48%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국내 외상사망률을 자세히 보면 5년 만에 약 800명의 생명을 더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존 예측확률이 0.25 미만인 고도중증 외상환자 사망률은 2015년 81.5%에서 2019년 66.17%로 줄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필수진료 및 의료 공공성의 대표적인 분야인 외상환자 치료에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외상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실제 달라진 변화와 성과를 신뢰성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불과 10여년 전인 2010년 초만 해도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은 30%를 넘어 외상환자 3명 중 1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음에도 죽어가는 상황이었다"며 "국가적 외상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10명 중 1.6명 수준으로 개선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외상시스템을 확고히하는 한편, 아직 외상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저소득, 중간소득 국가에 발전적 모델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