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환자의 날 기념행사 개최
안기종 대표 "동정적 사용제도 더 늘려 접근성 개선해야"
서울아산병원 박인근 교수 "동정적 사용제도 없애고, 급여 늘려야"

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제4회 환자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제4회 환자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동정적사용제도(Expanded Access Program, EAP)'를 두고 환자 단체와 임상 의사의 의견이 갈렸다.

EAP란 허가 이전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신약을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와 '의약품 무상공급 환자지원 프로그램', '비급여 약제비 환자지원 프로그램' 등이 여기에 속한다.

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제4회 환자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이후 '우리나라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동정적 사용제도와 환자지원 프로그램 운영 현황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주제 발표를 한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현재의 EAP를 개선해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더 높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제약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때 해당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해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를 진행할 것인지 사전에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 등과 같은 초고가 신약은 환자가 실비보험혜택을 받아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환자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어야 한다" 요구했다. 

6일 열린 환자의날 행사에서 서울아산병원 박인근 교수(종양내과)는 EAP는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발표했다.
6일 열린 환자의날 행사에서 서울아산병원 박인근 교수(종양내과)는 EAP는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박인근 교수(종양내과)는 EAP는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발표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약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따라서 외자사들이 국내에서 급여를 늦게 받으려 한다"며 "결국 우리나라 환자들은 다른 나라보다 3~4년 늦게 혜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EAP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대신 새로운 약물이 빨리 허가되고, 급여화됐으면 한다"며 "EAP를 확대하는 것보다 급여를 늘리는 것이 환자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EAP에서 '생명과 직결된 약물'이라는 모호한 얘기는 잘못됐다며, 용어 자체를 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는 적용되는 말이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와 유한양행 렉라나(레이저티닙) 등의 항암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였다.

심포지엄에서 치료 목적 임상시험용 약물을 환자에게 무상 공급하는 것은 국내 제약사 상황을 고려한 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 상무는 "임상시험용으로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리스크가 있어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며 "후발 주자인 국내 개발사 입장에서 보면 외자사 치료제들이 촘촘하게 개발돼 있어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없는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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