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23] 방사선 노출량-당뇨병 발생 위험 연관성 10년 추적관찰
방사선 노출량 가장 낮은 군 대비 높은 군 당뇨병 발생 위험 최대 47%↑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현장에서 투입된 비상 근무자를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후쿠시마 비상 근무자 건강 영향 역학 연구인 NEWS(Epidemiological Study of Health Effects in Fukushima Emergency Workers)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확인됐다.

NEWS는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현장에 투입된 비상 근무자가 노출된 방사선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2014년 착수됐다.

이번 연구는 저선량 방사선 피폭이 당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사람 대상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는 2~6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3)에서 공개됐다.

비상 근무자, 낮은 수준 방사선 노출돼도 당뇨병 위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에 대응한 2만여 명의 비상 근무자 중 5326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저선량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생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에 포함된 남성 비상 근무자의 평균 나이는 46세였다.

2011년 3~12월 비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외부 방사선 피폭에 대해서는 휴대용 알람 계측기를, 내부 피폭에 대해서는 전신 계수기를 이용해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했다. 

전체 참가자는 혈당, 지질, 염증 바이오마커 등 검사를 포함해 소변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안과 검사 등 70개 이상 항목에 대한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조사에서 당뇨병은 공복혈당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 당뇨병 진단 자가 보고 등으로 정의했다.

2012~2021년 10년간 유형과 관계없이 당뇨병은 392명에게서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나이,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 신체활동, 원자력 발전소 근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잠재적 교란요인을 보정해 당뇨병 발생과 누적 방사선 피폭량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당뇨병 발생 위험은 저선량 방사선 누적 노출량이 0~4밀리시버트(mSv)로 가장 낮은 군에 비해 10~19mSv 노출군이 47%로 가장 크게 높았다. 5~9mSv 노출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은 6%, 20~49mSv 노출군은 3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50mSv 이상 노출군에서는 당뇨병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해당 군의 표본 크기가 작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진행한 일본 산업안전보건연구소 Huan Hu 박사는 "이번 결과는 원전사고 비상 근무자가 낮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돼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지만, 방사선이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 베타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인슐린 저항성 및 당뇨병 발생과 연관됐다고 알려진 염증 증가와 방사선 노출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EWS 참가자를 계속 추적관찰해 낮은 수준의 방사선 노출 시 당뇨병 발생 위험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당뇨병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잘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라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보단 잠재적 연관성을 보여주고, 당뇨병 유형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며 다른 잠재적 교란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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