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영상의학회, KCR 2023 기자간담회 개최
디지털 의료기기·AI 의료기기 '건보 임시등재'..."수가 5% 이하 적당"

대한영상의학회는 79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챗GPT 등 대형 언어모델을 연구에 활용할 때 주의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20일 밝혔다.
대한영상의학회는 79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챗GPT 등 대형 언어모델을 연구에 활용할 때 주의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20일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Chat GPT(챗GPT)가 의학계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한영상의학회가 의학 연구논문 작성에 주의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79차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3)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은 최근들어 학술논문 작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양날의 검처럼 윤리적, 법적 문제의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환각(hallucination)으로 인한 오류, 표절, 저작권 침해, 연구의 진실성 문제 등이 꼽힌다. 

때문에 국제의학학술지 편집인위원회(ICMJE)는 대형 언어모델을 논문 작성에 사용할 때의 주의점을 제시하기도 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학회 학술저널 Korean Journal of Radiology(KJR)가 비 영어권에서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이다. 

학회에 따르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연구자들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연구자에 비해 논문 작성과 구연발표에 각각 51%, 94% 더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영어 문제로 인해 논문이 탈락하는 비율은 2.6배나 많다. 

KJR 가이드라인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연구자들이 올바르게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해 윤리적, 법적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연구 성과를 정확한 영어로 논문을 작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지침이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이 비 영어권 연구자와 영어권 연구자 사이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3 Radiology Editors Forum에서 KJR 가이드라인이 주목 받기도 했다. 

KJR 박성호 편집장(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은 "KJR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영어권 저널 및 단체들에서 간과해 온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연구자의 입장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며 "KJR 가이드라인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연구자에게는 도움을, 윤리적 문제는 경계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에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이 연구에 사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며 "연구자들이 인공지능을 제대로 인해하고 오남용하지 않고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AI 기기 홍수 속 수가 '5%' 제안

이날 간담회에서 학회는 디지털 치료기기,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건강보험 임시등재가 될 경우 보상은 5% 이하가 적당하다고 제안했다. 

과도한 수가가 적용되면 국민의 부담 증가와 의료 인력이 아닌 기기, 소프트웨어 보상 증가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재 필수의료의 위기는 의료진의 노력이 아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상이 너무 크기에 이를 적절한 수준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학회는 AI 의료기기 보상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가산료의 절반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회 최준일 보험이사(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는 "AI 의료기기에 대한 보상이 영상의학과 전문의 가산료인 전체 영상검사 수가 10%의 절반인 5%를 넘지 않아야 한다"며 "영상판독의 극히 일부인 AI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가산료 절반 수준도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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