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SK플라즈마, 중남미·중동·동남아 시장 진출 속도
FDA 허가 3번 도전한 알리글로(Alyglo), 내년 1월 결론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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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산 혈액 제제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남미, 중동, 동남아까지 시장을 넓힌데 이어 세계 최대 면역글로불린 시장인 미국 까지 눈독을 들이는 중이다.

국내 대표 혈액 제제 생산 기업인 GC녹십자는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 혈액제제 12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2018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정부 입찰 및 사업권을 따내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30일에도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블라우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5%)'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혈액제제 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가 약 2억 7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 계약으로 회사는 향후 5년 간 9048만 달러 규모(한화 약 1194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하게 됐다. 

같은 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로부터 혈액제제 공장 건설과 기술 이전 등 사업권을 승인 받았으며, 인도네시아 적십자, 현지 제약사 트리만과 혈액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GC녹십자와 함께 대표적인 혈액제제 생산 기업으로 꼽히는 SK플라즈마 역시 20개 이상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SK플라즈마는 2019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브라질, 이집트, 싱가포르, 튀르키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제품 허가 및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28일에는 싱가포르 보건당국(HSA)로부터 혈액제제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해 4분기 초도 물량 수출을 시작으로 최장 6년간 총 30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90억원) 규모의 혈액제제를 독점 공급한다.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혈액제제 플랜트 수출에 성공해 착공에 돌입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100만L의 혈역제제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년째 美 시장 두드린 '알리글로'

최근 GC녹십자는 세계 최대 면역글로불린 시장인 미국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허가 시 블록버스터 치료제 등극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대가 쏠린다.

회사는 지난달 31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혈액제제 'CG5107(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10%)' 품목허가신청(BLA)에 대한 허가심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CG5107의 브랜드명은 '알리글로(Alyglo)'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일차성 면역결핍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혈액분획제제다. 

GC녹십자는 지난달 FDA에 알리글로 BLA를 제출했다. 그러나 허가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무려 13년 전인 2010년부터 혈액 제제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혀왔다. 

GC녹십자는 당시 미국 현지 기업인 ASD헬스케어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했으나 임상시험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회사는 2015년 단독으로 FDA에 BLA를 제출하고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나, 제조공정과 관련해 자료보완을 요구 받으면서 다시 한번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2017년 추가 자료를 제출 했으나 품목 허가에 실패했다. 

2021년에는 당초 허가를 신청했던 면역글로불린5% 제품 보다 농도를 높인 10% 제품의 BLA를 제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산시설 현장 실사가 늦어져 올해 4월에야 실사를 받았다. 이번 BLA 실사 완료 후 FDA와 협의를 거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FDA가 드디어 알리글로의 허가심사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의해 내년 1월 13일(현지시간)까지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알리글로가 이번에 허가를 획득하면 104억 달러(한화 약 13조원) 규모로 알려진 미국 혈액제제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된다. 

혈액 제제는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인 시장으로 공급 부족이 자주 발생한다. 미국 시장 혈액 제제 가격은 국내 대비 4배 가까이 높아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FDA 최종 허가가 나오면 내년에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허가 후 알리글로 브랜드로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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