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많은 사람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서 살아간다.

여기에 거짓과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내가 보지 못하는 것, 내가 듣지 못하는 것, 내가 믿지 못하는 것 속에 진실이 있다는 사실은 외면하면서 말이다.

과거 사람들은 게임은 학습이나 질병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었다. 오락이 집중력을 높인다든지, 두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고 질병 진행 완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왜곡된 정보일 것이라고 단정지었던 것처럼.

그동안 국내외 제약업계는 환자의 미충족 수요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중심에는 신약 개발이 있었다.

그동안 치료제가 없는 질환 영역에, 치료제가 있지만 환자의 생존을 높이기 위해 더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해왔다. 물론 환자에게 혁신 신약을 공급하기 위한 제약업계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 외면한 건 아닐지 생각이 든다.

지난 수십년 동안 신약 개발 능력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은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암 경험자, 항암 치료를 받았거나 암 생존자가 직면한 문제, 예를 들어 정서적 고통, 재정적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의료계의 노력은 최적의 치료옵션 개발 노력에 비해 미진했던 것 같다.

실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 경험자 가운데 불안, 우울, 피로, 통증, 신체적 기능 등에서 미충족 수요가 한 가지 이상이 있다면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입원할 비율이 높았다. 게다가 미충족 수요가 있으면 치료 순응도도 떨어져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반대로 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심리사회적 지원, 신체 재활 등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켜주면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 등 부정적인 결과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암 경험자의 약 70%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리슨투페이션츠가 진행한 '암 환자의 질환 및 치료 정보 습득 현황과 미충족 요구'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 진단 후 투병기간 동안 찾아본 정보가 충분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0.9%에 불과했다.

물론 혁신 신약을 개발해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신약이 개발되고 이로 인해 암 경험자가 더 많아지는 지금, 우리는 이들이 겪는 미충족 수요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두 눈 중 한 눈의 시력을 잃고 보이는 눈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만 경계하다 결국 사냥꾼에게 잡힌 외눈박이 사슴 이솝우화가 있다. 

외눈박이 사슴처럼 되지 말자. 내 눈만 갖고는 절대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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