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배금석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외상중환자외과)
좌장 배금석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외상중환자외과)

최근 제 24회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KSACS)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Initial Antibiotic Treatment Guide to Lower the Risk of Traumatic Severe Infections’를 주제로 배금석 교수(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를 좌장으로 조항주 교수(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의 강연이 있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Initial Antibiotic Treatment Guide to Lower the Risk of Traumatic Severe Infections

연자 조항주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연자 조항주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연자 조항주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중증외상은 운수사고나 추락과 같은 외상 요인에 의해 신체에 발생한 손상 중 의식상태나 혈압, 호흡 등이 비정상적으로 심각하게 다친 경우이다. 초기 수상 당시의 손상중증도점수(injury severity score, ISS)가 높을수록 사망률은 증가하게 되어 24점 이상인 경우 약 30% 이상의 사망률이 보고되고 있다(Oh, HK et al. J Korean Fract Soc. 2013). 

외상 환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게 하려면 적정 수준의 치료가 빠른 시간 안에 제공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외상 현장은 감염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감염을 동반하는 개방성 상처가 흔하다. 또한 침습적인 시술과 다량의 출혈로 인한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상으로 인한 사망 원인은 초기에는 지속적 출혈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가 주된 원인이지만, 후기에는 감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가 주된 사망 원인이다(Kim WS et al, J Korean Soc Traumatol. 2007). 

외상 환자에서 적절한 항생제 선택의 필요성
외상 환자의 항생제 사용과 관련한 국내외 진료지침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기존과 큰 변화는 없다. 일반적으로는 적절한 수준의 치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권고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중증외상 환자의 감염 관리에 있어서 적절한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다.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KSACS)에서 2019년 발표한 복부 손상에 관한 진료지침에 따르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엔 손상 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1A]. 이때 호기균 및 혐기균에 항균력을 가진 광범위 항생제를 초기 치료로 선택하고[1A], 2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를 초기 치료로 권장하며[1B],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로 대체하여 선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2B] (Jang, JY et al. Ann Surg Treat Res. 2019). 

2011년 발표된 미국감염학회/미국외과감염학회(IDSA/SIS) 진료지침에서는 예상되는 세균총을 억제하면서 다발성 손상 부위를 포괄할 수 있는 항균 범위가 좁은 항생제를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Hospenthal, DR et al. J Trauma. 2011).

이와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여러 항생제 중 4세대 퀴놀론계 항생제인 moxifloxacin(제품명: 아벨록스®정)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진료지침에서 Moxifloxacin 관련 권고사항 및 광범위한 적용
퀴놀론계 항생제의 주 표적은 DNS gyrase와 topoisomerase IV로, 이들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DNA의 복제를 방해하고 세균을 사멸시킴으로써 효력을 발휘한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진화된 플루오로퀴놀론계는 반감기도 길어지고, 기존의 전통적 사용 영역이었던 요로감염뿐만 아니라 호흡기, 뼈, 피부, 복부, 연조직 감염 등 전신 감염의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Moxifloxacin은 4세대 퀴놀론계 항생제로 항균 범위가 확대되어 그람음성균, 그람양성균, 비정형균 및 혐기균에 효과적이며, 여러 진료지침에서 초치료로 
권장되고 있다.

2008년 항생제 예방 관련 지침은 복강 관통상 환자에게 moxifloxacin 단독요법 또는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와 metronidazole 병용용법을 권고했다(Lloyd BA et al. Mil Med. 2014). IDSA/SIS 진료지침은 흉강 및 복강에 관통상을 입은 외상 환자에서 moxifloxacin 단독요법 및 ciprofloxacin/metronidazole 병용요법을 권고했다(Hospenthal DR et al. J Trauma. 2011). 또한, 2018년 이스라엘 방위군(IDF) 지침에서는 몸통 손상 시 moxifloxacin 400 mg 정맥 투여, 사지 손상 시 moxifloxacin 400 mg 경구 투여를 권고했다(Benov, A et al. Mil Med. 2018)<그림 1>.

그림 1. 손상 부위에 따른 항생제 사용을 위한 IDF 권장 사항
그림 1. 손상 부위에 따른 항생제 사용을 위한 IDF 권장 사항

Moxifloxacin은 피부반응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없으므로 전투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다. 

세계응급외과학회(WSES) 지침에서는 복강내 감염 환자에서 이전에는 주로 ciprofloxacin/metronidazole 병용요법이 사용됐으나, moxifloxacin은 광범위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단독요법으로 추가적인 약물 없이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했다(Sartelli M et al. World J Emerg Surg. 2017).

복강내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moxifloxacin을 1일 1회 투여하거나 표준요법으로 piperacillin/tazobactam을 1일 4회 정맥주사하고 amoxicillin/clavulanate을 경구 투여 한 임상연구 결과, 병원획득 복강내 감염의 치료율은 moxifloxacin이 82%로 표준요법 5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복잡성 복강내 감염(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 cIAI)의 주요 원인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Malangoni MA, et al. Ann Surg. 2006) <그림 2>.

그림 2. cIAI의 주요 원인균에 대한 moxifloxacin 및 piperacillin/tazobactam의 효과 비교
그림 2. cIAI의 주요 원인균에 대한 moxifloxacin 및 piperacillin/tazobactam의 효과 비교

2017년 성인 지역사회획득 폐렴 항생제 사용지침에서 moxifloxacin은 결핵균에 우수한 항균력을 보여 지역사회획득 폐렴에 이환된 외래환자 치료 시 1차 약제로 권고된다. 경증 또는 중등도 폐렴 환자의 입원 치료 시 호흡기 플루오로퀴놀론(respiratory fluoroqunolone) 단독요법 또는 베타락탐계 항생제 단독요법을 권장하며, 중증 폐렴으로 중환자실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 베타락탐계/azithromycin/플루오로퀴놀론 병용요법을 권장한다(Lee MS et al. Infect Chemother. 2018).

즉, moxifloxacin은 환자들의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시키고 내약성이 우수해 호흡기 감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치료옵션이다. 

최근 병원획득폐렴(hospital-acquired pneumonia)은 다제내성균 감염의 증가로 인해 원내 감염의 약 15%를 차지하며, 10-50%의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2016년에 발표된 미국감염학회/미국흉부학회(IDSA/ATS) 진료지침은 병원획득 폐렴환자에게 경험적 항균제를 사용할 때 S. aureus, P. aeruginosa, 기타 그람음성균에 효과적인 약물을 선택하도록 권고하며, 특히 지난 90일 이내에 정맥주사용 항균제를 사용한 환자, 폐렴이나 패혈증쇼크로 인해 기계환기 보조치료를 받은 환자는 다제내성균에 감염이 되었거나 다제내성균의 집락을 형성하였을 위험이 높으므로 경험적 항균제를 선택할 때 다제내성균을 고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Piperacillin/tazobactam 복합제(제품명: 타조페란®주)는 경험적 항균제로 좋은 선택지이며, moxifloxacin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여러 선행연구 결과, K. pneumonia, P. aeruginosa 등의 그람음성균에 대해 piperacillin/tazobactam은 카바페넴계 항생제 대비 치료 효과가 비열등했다.

이에 근거하여 카바페넴계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에 앞서, 우선적으로 piperacillin/tazobactam 선택이 제안되고 있다(Kang JY et al. Korean J Clin Pharm. 2018). 

Moxifloxacin의 안전성
Moxifloxacin은 신장 독성이 없어 크레아티닌청소율 30 mL/min/1.732 미만의 신장애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지속신대체요법(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CRRT) 및 간헐적 혈액투석(intermittent hemodialysis, IHD)에서 용량 조절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Pistolesi V et al. Antimicrob Agents Chemother. 2019). 반면 moxifloxacin은 소변 배출 농도가 낮으므로 요로감염 시에는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Moxifloxacin의 다양한 사용 증례
·낙상 환자로 양쪽 다리에 종골 골절이 발생하였고, 부종과 홍반을 동반했다. 피부연조직 감염이 의심되고, Pseudomonas도 검출되었는데, moxifloxacin 투여로 호전된 치료 결과를 얻었다. 

·교통사고에 의한 경추 손상 환자가 중환자실에 내원했다. 반복되는 폐렴 증상으로 flumarin, teicoplanin/meropenem, piperacillin/tazobactam/moxifloxacin 사용 후 시행한 객담배양검사에서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 및 그람음성호균성간균(S.maltophilia)이 검출됐다. 감염내과와 협진하여 moxifloxacin 단독요법으로 전환하였고 상태가 호전됨을 관찰했다.

Moxifloxacin은 단독요법으로 흔히 사용되지만, piperacillin/tazobactam/moxifloxacin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Jung R et al. Antimicrob Agents Chemother. 2004).

·복부외상 후 발생한 비장 손상 환자에게 동맥색전술을 시행한 후 농양이 발생했다. 환자는 복통을 호소하였고, moxifloxacin 투여로 개선되었다. Moxifloxacin은 E. coli, B. fragilis, P. aeruginosa와 같은 복강내 감염균에 효과적인 치료제이다.  

결론
중증외상 환자에서 적절한 초기 항생제 선택과 사용은 환자의 장기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기 이송부터 치료까지 신속하고 다양한 처치가 요구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감염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항균 작용을 가진 항생제의 신속한 투여는 필수적이다. 

초기 치료로 그람음성균, 그람양성균, 비정형균 및 혐기균에 효과적인 광범위 항생제가 추천되고, moxifloxacin은 이에 적합한 4세대 퀴놀론계 항생제이다. 복강내 감염, 지역사회획득 폐렴, 피부연조직 감염 등 다양한 영역에서 moxifloxacin의 입증된 임상 효과로 보다 많은 외상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