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분야 탄소 배출량 많지만…국내 친환경 인식 매우 부족"
Green Endoscopy TF, 홍보 및 구체적 임상 지침 제시 계획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Green Endoscopy 로고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Green Endoscopy 로고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Green Endoscopy TF 발족하고 ‘친환경 내시경’ 운동을 펼친다. 

Green Endoscopy라는 용어로도 사용되는 친환경 내시경은 소화기 내시경 검사의 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 인식 제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그 동안 의료 분야는 환자의 치료 결과 향상이라는 최우선의 목표 아래 환경과는 다소 동떨어진 분야로 생각됐다. 하지만 최근 의료 분야에서 탄소 배출의 심각성 등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연구 결과 의료 분야는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의 4.4%를 담당하며 미국과 영국은 각각 국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0%와 5%를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의료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National Health Service는 2040년까지 직접 제어되는 탄소 배출에 대해 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했으며, 2045년까지 의료기관과 연관되는 간접 탄소 배출량을 순 제로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유엔기후변화회의 2021년 정상회담에서도 추가로 13개 국가 보건 시스템이 탄소 제로 날짜를 설정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의료 보건 시스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 분야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의료 분야에서도 친환경 의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및 인식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국내 대형 대학병원들도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도입, 의료폐기물 감축, 식당 잔반 줄이기 등을 실천하고 있으나 아직 영향은 미비하다. 2021년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가 2021년 서울시 상위 25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분했을 때 국내 빅5 대학병원이 선정됐다. 

내시경 검사는 자원 집약적인 검사로서 전체 의료의 탄소배출에서 많은 영향을 준다. 미국 소화기내시경실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은 이산화탄소 8만6천톤에 해당하는데 자동차 이동 거리로 환산하면 약 3억4300만㎞에 달하는 배출량이다. 내시경 검사실 병상 1개 당 하루 3㎏의 의료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의 1명이 연간 1만3500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생성하며 그 중 80%(1만 800톤)는 재활용되지 않는다. 이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 중 3번째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한 내시경 시행 후 소독의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과 소독제가 사용되며 이러한 소독 과정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2020년 초부터 유럽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소화기연관학회들이 공동으로 내시경 분야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환자 진료, 교육, 연구, 정책 등과 같은 항목으로 나누어서 권고안을 발표했다. 

학회는 "이러한 추세와 발맞춰 내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도 TF를 발족해 내시경 분야에서 친환경 운동에 대한 인식도 향상 및 구체적인 임상 지침을 제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Green Endoscopy TF는 내시경영역에서 친환경 운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를 나누어서 활동을 전개할 생각이다. 

단기 목표로는 학회 세미나, 기사, 매체 등을 이용해 현재 의료계, 특히 내시경 영역에서의 탄소 배출에 대해서 알리고,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홍보할 계획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친환경 운동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친환경 운동

그와 관련해 현재 국내 내시경실 의료진의 친환경 내시경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행사 및 세미나에서 플라스틱 커버 명찰을 종이로 변경하고 논문 발송 시 사용하는 비닐 커버를 종이 봉투로 변경했다. 

내시경실에서의 의료폐기물 감소 및 재활용 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내시경실 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어 의료폐기물 현황을 먼저 조사할 예정이다. 

학회는 "그 외에 중장기 목표로서 여러 임상 연구들을 계획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회원들의 행동을 이끌어낼 인센티브를 구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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