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오은지·정병하 교수팀,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면역관용 연관 유전자 특징 분석
면역관용 환자, 미성숙 B세포·조절T세포 증가…B세포 면역반응 연관 유전자 발현↓

▲(좌부터)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신장내과 정병하, 이한비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신장이식 이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유전자 특징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공동교신저자)·신장내과 정병하(공동교신저자)·이한비 (공동제1저자) 교수, 가톨릭대학원 의생명·건강의학과 배현주 연구원(공동제1저자) 연구팀은 면역관용 환자 4명의 혈액 검체를 단일세포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했다. 

그 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혹은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면역 세포 분포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단일세포 분석법은 기존 유전체 분석법과 달리 세포 단위 유전체 발현량을 측정해 세포 수준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밝히는 최신 연구 기법이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신장이식 후 면역관용과 연관된 세포와 유전자 발현의 특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식 이후 이식된 신장이 체내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는 감염, 악성종양, 당뇨병, 고지혈증, 신독성을 유발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억제제를 소량 혹은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 즉 '면역관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신장이식 환자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면역관용을 보이는 환자는 드물며, 이에 해당하는 환자의 면역세포 및 유전체 특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 면역세포인 미성숙 B세포와 조절 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가 분석 결과, 면역관용 환자의 B세포에서 면역반응과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지도. 각 점은 세포 하나를, 위치는 유전자 발현 양상을 의미한다.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각 세포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면역관용 환자의 조절 T세포에서 CCR6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는데, 이는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효과 T세포를 억제하는 기능과 연관됐다. 이번 결과는 면역관용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 유전자 발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면역세포 분포 막대 그래프. 면역관용 환자(녹색)에서 B세포, 조절 T세포, NK세포, NKT세포가 증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주목받던 B세포와 T세포 외에도 NK세포와 NK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된 것을 확인, 선천면역세포도 면역관용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은지 교수는 "신장이식 환자의 면역관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많았으나,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정병하 교수는 "향후 진료 현장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면역유전학회 공식 학술지 HLA immune response genetics 정식 게재에 앞서 4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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