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이상혁ㆍ방민지 교수팀, 명상으로 뇌 변화 연구
백색질 연결이 감소할 수록 환자 증상이 호전하는 것 밝혀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혁, 방민지 교수(사진 오른쪽)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혁, 방민지 교수(사진 오른쪽)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혁∙방민지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MBCT)가 공황장애 환자의 증상을 빨리 호전시키고 재발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2011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분당차병원에서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와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군(26명)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군(20명) ▲어떤 치료도 받지 않은 대조군(25명)의 치료 결과와 뇌 백색질(신경다발) 구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를 병행한 공황장애 환자 65.4%(17명)가 8주 치료 후 즉각적으로 증상 이 호전돼 2년 동안 재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는 6개월이 지난 후 유의한 증상 호전이 나타났으며,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를 병행한 환자군 대비 증상 관해율(증상이 완전히 소실될 확률)이 낮아 30.0%(6명)로 나타났다.

또 확산텐서 자기공명영상(diffusion tensor MRI) 검사로 치료 전과 치료 2년 후를 비교 분석했다.

앞대상회(anterior cingulate gyrus)와 백색질의 연결성 감소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를 병행한 공황장애 환자에서 앞대상회(anterior cingulate gyrus)와 백색질의 연결성이 감소해 환자의 공황장애 증상 호전도와 유의하게 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색질 연결이 감소할 수록 환자 증상이 호전된 것이다. 공황장애 환자의 2년 후 치료 반응은 뇌 영역의 백색질 연결성이 감소한 정도가 클수록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뇌 백색질 연결성은 해당 부위가 활성화 될수록 강해진다. 공황장애 환자는 신체 감각에 몰두하고 과도하게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강화시키는 불필요한 뇌 백색질 연결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은 실재하지 않는 불안에 압도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치료로, 인지행동적 태도가 불필요한 병적 뇌 백색질 연결성을 완화하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변화를 유도해 공황장애에서 장기적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상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음챙김 명상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변화와 치료 적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방민지 교수는 “사람의 행동과 생각은 뇌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반대로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킴으로써 뇌의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라며 “뇌의 신경가소성 변화를 유도하는 다양한 치료 전략의 개발을 통해 환자들의 괴로움이 줄어들고 정신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IF 12.145)’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뇌질환극복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상혁·방민지 교수는 국가지정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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