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삼진∙삼일∙환인제약, 올해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 의지 보여
동물의약품, 반려동물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영역까지 세분화
대웅∙유한∙종근당뿐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와도 경쟁 치열 전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동물의약품 시장이 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에만 동화약품, 삼진제약, 삼일제약, 환인제약 등이 동물의약품 시장에 진출할 의사를 밝혔다. 또 2020년에 시장에 뛰어든 경보제약은 사업 확대 의사를 드러내는 등 참여 열기가 뜨겁다. 

이에 기존 강세를 보이는 동국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뿐만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와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영역으로 확장되는 동물의약품 시장 특성에 국내 제약업계의 장점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의약품 시장 꾸준한 성장세...’외면 불가’

대형 및 중소형 국내 제약사들이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급격한 시장 규모의 성장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펫팸족'의 소비가 늘고 자녀를 낳는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이 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원에서 2020년 3조 4000억원으로 5년동안 78.9% 성장했다. 2027년에는 6조원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업계가 해당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먼저 사업에 뛰어든 것은 유한양행이다. 회사 측은 지난 2020년 반려동물 사업체인 에스비바이오팜에 70억원, 네오딘바이오벳에 65억원을 투자했다. 

회사 측이 개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는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GC셀은 2020년 동물 진단검사 자회사 그린벳을 통해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파이브빈스를 런칭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서비스 업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유전병 치료제와 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JW생활건강은 영양제 브랜드 라보펫을 런칭했다. 이밖에 동국제약, 일동제약,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며 해당 시장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목도한 중소형 제약사들의 진출 선언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만 4개 회사가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Fitpet)’에 5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삼일제약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동물의약품 개발, 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하며 해당 시장의 참여의지를 나타냈다. 

삼진제약 역시 지난달 주총에서 동물약품, 동물건강기능식품, 동물사료 제조 및 도소매업 기술시험, 검사 및 분석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환인제약도 정기 주총에서 동물의약품 개발, 제조 및 도소매업, 동물의약품 등(의약품,의약외품,식품,의료용구,위생용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경보제약은 사업 확대에 나선다. 지난 21일 주총에서 경보제약은 동물용 사료 제조업 및 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 측은 지난 2020년 동물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 르뽀떼를 런칭해 이미 동물의약품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블루오션에 목마른 업계가 본인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물의약품 시장도 그중 하나”라며 “중소형제약사들은 제약 시장과 마찬가지로 다국적제약사와 대형제약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걸 알면서도 뛰어들었다. 동물의약품 시장은 약효보다도 마케팅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경쟁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제약사라 ‘가능’

동물의약품 시장, 건기식서 ’만성 질환’까지 확대

동물의약품 사업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은 기존 축산업 관련 동물의약품보다 반려견, 반려묘 등의 헬스케어 사업을 겨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는 영역의 세분화를 통해 만성질환 케어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개발하는 과정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에게 효과가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의 항당뇨병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는 지난해 반려동물의 당뇨병 치료에서 효과를 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람은 후천적인 이유 때문에 2형 당뇨병 환자가 많지만, 반려견은 반대로 2형 당뇨보다는 1형 당뇨병이 대부분이라 1형 당뇨병견 대상으로 추가 개발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지난해 발표한 임상 결과, 약물을 투여한 1년 동안 혈중 케톤 및 젖산탈수소효소(LDH)의 유의적인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당뇨 반려견 치료 및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작용인 저혈당증 및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없었다.

회사 측은 당뇨병 치료 목적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어 대부분 인슐린 주사로 치료하고 있어 엔블로가 반려견 당뇨 치료제로 출시된다면 최초의 경구용 반려동물 당뇨 치료제로써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스턴바이오 자회사 로스비보 테라퓨틱스(RosVivo Therapeutics)는 최근 RX바이오와 마이크로리보핵산기술(miRNA)을 기반으로 반려견, 반려묘를 위한 비만, 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개발물질이 GLP-1 제제 대비 부작용도 적고 투약의 편의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치료제는 매일 또는 매주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RX바이오의 치료제는 3개월에 한 번씩만 맞으면 되는 장점이 있다.

RX바이오는 "안전성과 효능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환자 동물의 수를 조절하며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아라며 "로스비보가 진행한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 췌장세포 활성 효과가 3개월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