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향적 코호트 결과, 설포닐우레아 대비 골관절염 위험 24%↓
"골관절염 치료·예방에 메트포르민 사용할 수 있을지 중재연구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인 메트포르민을 골관절염 예방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군은 설포닐우레아를 투약한 군 대비 골관절염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번 연구에 따라 메트포르민이 골관절염 치료 또는 예방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조사한 중재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Matthew Baker 교수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Network Open 3월호에 실렸다(JAMA Netw Open 2023;6(3):e233646).

전임상 결과, 메트포르민 골관절염 구조적 악화 약화시켜

학계에서는 골관절염 예방 또는 치료에 메트포르민이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골관절염 동물 모델을 이용한 전임상연구에서 메트포르민은 질병완화 가능성을 보였다. 2020년 발표된 골관절염 쥐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연구 결과, 메트포르민은 골관절염 구조적 악화를 약화시키고 통증을 조절해 골관절염 예방 또는 치료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했다(Arthritis Res Ther 2020;22(1):34).

또 사람 대상 관찰연구에서 메트포르민이 골관절염 발생을 막고 관절치환술 시행을 줄이는 것과 연관됐다고 파악됐다. 

그러나 대다수 연구는 기존에 있었던 골관절염 진행에 중점을 뒀고, 병용하는 항당뇨병제를 고려하지 않아 메트포르민만의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메트포르민만 복용군,

설포닐우레아만 복용군 대비 골관절염 위험 23%↓

이번 후향적 코호트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골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강력한 역학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뤄졌다. 

2003년 12월~2019년 12월 미국보험청구자료에서 40세 이상이고 최소 1년 이상 등록된 당뇨병 환자 4만 1874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1형 당뇨병 환자이거나 과거 골관절염, 염증성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 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 등은 제외됐다.

시간 조건부 성향점수매칭(time-conditional propensity score matching)을 적용해 메트포르민군과 설포닐우레아군 각 2만 937명의 골관절염 발생 및 관절치환술 위험을 비교했다. 평균 나이는 62세였고 남성이 58.2%였다.

분석 결과, 메트포르민군의 골관절염 발생 위험은 설포닐우레아군보다 24% 유의하게 낮았다(aHR 0.76; 95% CI 0.68~0.85; P<0.001). 골관절염 1000인년당(person-years) 발생률은 메트포르민군 27.5명, 설포닐우레아군 39.6명이었다. 

계층화 분석에서 메트포르민군과 이전에 메트포르민 복용력이 있는 설포닐우레아군의 골관절염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메트포르민 복용력이 없는 설포닐우레아군 대비 메트포르민군의 골관절염 위험은 29% 유의하게 낮았다(aHR 0.71; 95% CI 0.62~0.81).

이어 메트포르민만 복용한 군과 설포닐우레아만 복용한 군 각 8277명에 대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메트포르민군의 골관절염 발생 위험이 설포닐우레아군보다 여전히 23% 의미 있게 낮았다(aHR 0.77; 95% CI 0.65~0.90; P<0.001)

Baker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한 가지 가능한 가설은 메트포르민 복용력이 있는 설포닐우레아군에서 메트포르민이 보호 효과를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절치환술 시행 위험, 치료 따른 차이 없어

그러나 이전 연구와 달리 관절치환술 시행에 대한 메트포르민 혜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대만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메트포르민 복용에 따른 무릎 및 고관절 전치환술 위험을 조사한 결과, 메트포르민을 투약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 복용 시 위험이 30% 의미 있게 낮았다(CMAJ 2022;194(49):E1672-E1684). 대만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환자의 관절치환술 위험을 낮추는 잠재적 치료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관절치환술 시행 위험은 메트포르민군과 설포닐우레아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aHR 0.80; 95% CI 0.50~1.27; P=0.34). 이는 민감도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aHR 1.04; 95% CI 0.60~1.82; P=0.89). 관절치환술 1000인년당 시행률은 메트포르민군 1.5명, 설포닐우레아군 2.1명이었다.

Baker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체질량지수(BMI)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메트포르민의 체중 감소 효과에 따라 골관절염 예방 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골관절염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시사한 전임상 및 관찰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향후 골관절염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할 수 있을지 평가하기 위한 중재연구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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