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팀, 빅데이터 활용해 청각장애-우울증 연관성 조사
청각장애 발생 노인, 없는 노인보다 우울증 경험 가능성 약 50%↑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가정의학과 교수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가정의학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강수경 기자] 청각장애가 발생한 노인은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대광명병원은 가정의학과 오윤환(교신저자)·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영 교수(교신저자)·서울대 김혜준 연구원(제1저자)·차의대 정석송(제1저자) 교수 연구팀이 청각장애와 우울증 위험 간 연관성을 조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인구노령화로 노인 우울증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8.4%가 우울증 질환자로 나타났다. 

청각장애와 노인 우울증의 연관성은 기존 연구에서 가능성이 다뤄진 바 있으나 상대적으로 연구 대상자 수가 적거나 관찰 기간이 짧고 다른 우울증 연관 요소들이 고려되지 않아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되는 등 제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5만 4466명 노인 인구의 건강검진 결과를 16년간(2003~2019년) 추적관찰해, 청각장애 발생 여부와 우울증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청각장애가 발생한 노인은 발생하지 않은 이들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청각장애가 발생한 노인은 발생하지 않았던 노인에 비해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50%가량 더 높았다(HR 1.48; 95% CI 1.36~1.62; P<0.001).

또 청각장애와 우울증의 관계는 연령, 성별, 가계소득, 체질량지수, 흔한 만성질환 등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미만인 경우 65세 이상보다 청각장애 발생 시 우울증 발생 위험도가 더 높았다. 

또 고혈압과 당뇨병이 없다면 청각장애 발생 시 우울증 발생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윤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청각장애 발생과 우울증의 다면적 발생 위험 요인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진행했다는 점이 특이점”이라며 “단순히 연령 증가로 인해 그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65세 미만의 청각장애 신규 발생자에서 두드러진 우울증 발생 위험도 증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석송 교수는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 전두엽 수축과 위축이 가속화되는 소견을 보이는 기존 연구가 있다"며 "이러한 점은 청각장애와 우울증 발생 기전을 설명하는 잠재적 신경학적 변성 기전을 시사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변화 과정을 거칠수록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준 연구원은 “청각장애와 우울증 간 역인과 관계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요구된다”며 “사회적 고립이나 경제적,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과 같은 문제가 청각장애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지영 교수는 “금번 연구의 발견이 청각장애와 우울증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의료진이 노인 기능을 위한 일상적 평가 일부로 청력 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연결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각장애 조기 발견 및 치료는 우울증 발병을 예방하고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Laryngoscop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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