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세트라핍, 상용화 포기 위기서 반전 결과...LDL-C 감소율 59% 달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치료제 가능성 타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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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개발 포기 위기까지 내몰렸던 저용량 콜레스테릴 에스테르 전달 단백질(CETP) 억제제 오비세트라핍이 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오비세트라핍을 비롯한 CETP 억제제는 LDL-콜레스테롤은 낮추면서 HDL-콜레스테롤은 높이는 치료제로 주목 받았지만, 개발 포기 등 부침을 겪었다.

화이자 톨세트라핍은 임상3상에서 안전성 문제로 2006년 연구가 조기 종료됐고, 로슈 달세트라핍은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또 MSD 아나세트라핍은 LDL-C 감소, HDL-C 증가, 심혈관사건 발생률 감소 등 효과를 보였지만,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업화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뉴암스테르담 오비세트라핍이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비세트라핍은 암젠이 개발을 포기했지만 뉴암스테르담이 2017년 판권을 사들인 약물이다.

 

오비세트라핍, LDL-C 감소율 59%

최근 뉴암스테르담은 임상2상 ROSE2 연구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앞선 연구에서 오비세트라핍 단독요법은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364명을 대상으로 오비세트라핍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2상 TULIP 연구에서 오비세트라핍 10mg 투여군과 5mg 투여군은 LDL-C를 각각 45.3% 낮췄다.

아울러 스타틴 제제와의 병용요법에서는 오비세트라핍 10mg+아토르바스타틴 20mg 투여군이 LDL-C를 68.2%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ROSE 2a상 연구에서는 안정적으로 스타틴을 복용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서 오비세트라핍 5mg 투여군은 LDL-C 42% 감소, 10mg 투여군은 51% 감소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각 P<0.0001).

이런 가운데 오비세트라핍 10mg+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결과도 공개된 것이다.

이 연구는 총 119명의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오비세트라핍 100mg와 에제티미브 100mg 병용요법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 84일차의 LDL-C 백분율 변화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오비세트라핍군의 LDL-C 감소율은 59%로, 위약군 6%에 비해 차이를 보이며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뉴암스테르담은 "고용량 스타틴 요법은 이상반응 우려가 있는 만큼, 오비세트라핍은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3상 도전 오비세트라핍...종근당도 관심↑

뉴암스테르담은 ROSE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비세트라핍+에제티미브 고정용량 복합제를 개발, 임상3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뉴암스테르담은 BROADWAY, BROOKLYN, PREVAIL 등 중추 임상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BROADWAY 연구는 이상지질혈증을 비롯해 고콜레스테롤혈증,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오비세트라핍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이다.

BROOKYN 연구는 최대 내약성 지질조절요법을 받고 있음에도 LDL-C가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대상이며, PREVAIL 연구는 최대 내약성 지질조절요법에도 불구하고 LDL-C가 조절되지 않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가 대상이다.

뉴암스테르담은 "오비세트라핍+에제티미브 복합제 개발과 BROADWAY, BROOKLYN, PREVAIL 연구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오비세트라핍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기업인 종근당에 거는 기대도 크다. 종근당도 CETP 억제제 후보물질 CKD-519와 CKD-508 개발을 진행 중이다. 

우선 CKD-519는 2017년부터 호주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파이프라인은 CKD-508이다. 현재 CKD-508은 영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다.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 에스터(CE)와 고중성지방(TG) 운반을 촉진하는 CETP 활성을 억제, LDL-C를 저하시키고 HDL-C은 상승시켜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HDL-C가 낮고 TG가 높은 환자가 많아 HDL-C와 TG를 같이 조절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환자 특성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나세트라핍은 임상3상에서 투여 2년 동안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부터 통계적 유효성이 확인됐다"며 "유효한 결과를 얻기까지 4년이 걸린 것을 보면, 임상3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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