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년 데이터 분석 결과, 모든 원인 사망률 감소…고령서 암 사망률 증가세
일반인보다 암 사망 위험 높아…젊은 여성, 유방암 사망률↑
"심혈관질환과 유사한 수준으로 암 예방 전략에 관심 기울여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영국에서 지난 20년 동안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암 부담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한 반면 고령에서 암 사망률이 증가했고 일반인보다 암 사망 위험이 크다고 분석된 것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암이 능가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 대상의 암 예방 전략은 심혈관질환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당뇨병 성인 환자의 20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조사한 이번 결과는 Diabetologia 1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암 사망률, 75세 이상서 증가세…비만·흡연자 오름세 커

당뇨병은 췌장암, 간암, 자궁내막암 등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고, 비만 그리고 흡연과도 크게 연관된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혈관질환이지만, 최근 고소득 국가에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줄면서 암 등 다른 질환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징과 위험요인에 따라 장기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 변화를 분석했다. 

1998년 1월~2018년 11월 영국 임상연구 데이터링크 CPRD(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에서 확인된 당뇨병을 새롭게 진단받은 35세 이상 13만 7804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4세였고 여성이 45%를 차지했다. 83%는 백인이었으며 체질량지수(BMI) 중앙값은 30.6kg/㎡였다. 

이를 토대로 나이, 성별, 민족, 사회경제적 상황, 비만, 흡연 여부 등에 따른 모든 원인 또는 모든 암으로 인한 사망,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 등 변화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군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오분위수로 계층화했다. 추적관찰 8.4년(중앙값) 동안 약 4만명(28.5%)이 사망했다. 

분석 결과, 당뇨병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그러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75세 이상 고령에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 평균 연간 변화율(average annual percentage changes, AAPC)은 55세와 65세는 각 1.4%와 0.2% 줄었으나, 75세와 85세는 각 1.2%와 1.6%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암으로 인한 사망 AAPC는 여성 1.5%, 남성 1.0% 증가해 여성에서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가장 부유층이 가장 빈곤층보다 증가세가 더 컸다(1.5% vs 1.0%).

아울러 BMI 35kg/㎡ 이상의 3단계 비만인 당뇨병 환자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 AAPC는 5.8% 증가해, 정상체중(0.7%) 대비 변화 폭이 크다고 조사됐다.

특히 이전 또는 현재 흡연자의 암으로 인한 사망 AAPC는 증가했지만 비흡연자는 감소해, 흡연 여부에 따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을 시사했다. 인종에 따라서는 백인에서만 암으로 인한 사망 AAPC가 증가했다. 

암 종별로 보면, 모든 연령에서 췌장암, 간암, 폐암 등에 대한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대장암은 대다수 연령, 유방암은 젊은 연령, 전립선암과 자궁내막암은 고령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당뇨병 환자 암 사망 위험, 일반인구보다 1.18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어 일반인구와 당뇨병 환자의 모든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비교한 결과, 당뇨병 환자가 1.18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종별에 따라서는 당뇨병 환자가 일반인구보다 △대장암 2.4배 △간암 2.13배 △췌장암 2.12배 높았다. 폐암과 자궁내막암은 두 군 간 유의한 위험 차이가 없었다.

여성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일반인구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09배, 모든 암에 의한 사망 위험이 1.22배 높았다. 암 종별에 따라 △대장암 2.61배 △췌장암 2.3배 △자궁내막암 2.08배 △간암 1.82배 △담낭암 1.68배 △폐암 1.15배 △유방암 1.09배 등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에서 주목할 결과는 젊을수록 유방암으로 인한 암 사망률이 증가한 것이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 AAPC는 55세가 4.1% 증가했으나, 65세는 0.1%, 65세는 0.6%, 85세는 0.5% 감소했다. 

이는 젊은 당뇨병 여성 환자에게 유방암 선별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비용과 잠재적으로 길어질 선별검사 절차 측면에서 적절한 검사 시기를 파악하고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하위군을 확인하는 비용 효과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암 검진 시행하거나 의심 증상 면밀히 조사해야"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 관리 시 심혈관질환만큼 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 관리 시 심혈관질환 예방이 우선순위로 고려됐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암이 심혈관질환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Suping Ling,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심혈관질환과 유사한 수준으로 암 예방 전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고령 환자와 간암, 대장암, 췌장암 등 일부 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 사망률이 높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흡연자에서 맞춤형 중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존 암 선별검사 프로그램을 변경해 조기 암 검진을 시행하거나 의심되는 증상을 더 면밀히 조사함으로써 당뇨병 환자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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