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당뇨병제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 심혈관에 위험하다는 우려 있어
글리메피리드, CAROLINA서 심혈관 안전성 입증한 리나글립틴과 MACE 위험 차이無
대만 관찰연구, 다른 설포닐우레아 약제보다 글리메피리드 MACE 위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에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항당뇨병제인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 중 글리메피리드가 다른 약제와 달리 심혈관에 안전한 약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글리메피리드는 2019년 발표된 CAROLINA 연구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 차이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발표된 대만 관찰연구에서도 다른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와 비교해 글리메피리드의 MACE 위험이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내에서도 약제 간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을 시사한다. 

글리메피리드, mitoKATP 채널 저친화성 설포닐우레아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는 체중 증가와 다른 항당뇨병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저혈당 발생 위험 등으로 인해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메트포르민에 이은 2차 또는 3차 항당뇨병제로서 지위가 약하다. 

특히 1960년대 진행된 UGDP(University Group Diabetes Program)에서 1세대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학계에서는 수십 년간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의 심혈관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는 비싸지 않아 미국뿐 아니라 저소득 국가에서 당뇨병 치료에 사용된다.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는 미토콘드리아 ATP 민감성 칼륨(mitoKATP) 채널 친화성에 따라 고친화성과 저친화성으로 나뉜다. 고친화성은 글리부리드와 글리피지드, 저친화성은 글리클라지드와 글리메피리드가 대표적이다.

시험관 및 생체 외 실험에서 mitoKATP 채널 친화성 차이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 간 심혈관질환 위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 같은 가설은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를 병용하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확인되지 않았다.

3P-MACE 발생률, 리나글립틴군 13.2% vs 글리메피리드군 13.3%

이런 가운데 글리메피리드는 CAROLINA 무작위 연구에서 리나글립틴과 유사한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했다(JAMA 2019;322(12):1155~1166). 이 연구는 리나글립틴과 글리메피리드를 비교한 최초 활성대조군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연구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거나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이면서 메트포르민 또는 다른 항당뇨병제 등 표준치료를 받는 환자 6033명이 모집됐다. 

6.3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3P-MACE 발생률은 리나글립틴군 13.2%, 글리메피리드군 13.3%로 유의한 위험 차이가 없었다. 

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학계에서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꼬리표를 적어도 글리메피리드는 떼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였다.

연구를 이끈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 Julio Rosenstock 교수는 "리나글립틴은 위약과 비교한 CARMELINA 연구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이를 비춰봤을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논란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mitoKATP 채널 고친화성군, 저친화성군보다 MACE 위험 1.18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JAMA Network Open 지난달 9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대만 관찰연구에서도 글리메피리드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 중 심혈관에 안전한 항당뇨병제임을 공고히 했다. 

연구는 2006~2018년 대만 당뇨병 건강 데이터베이스에서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병용요법을 진행한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심장 mitoKATP 채널 친화성 차이에 따른 약제 간 MACE 위험을 비교했다.

심장 mitoKATP 채널 고친화성 약제인 글리부리드 또는 글리피지드 치료군(고친화성군)과 저친화성 약제인 글리클라지드 또는 글리메피리드 치료군(저친화성군)에 각 5만 3714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MACE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고친화성군이 저친화성군보다 1.18배 유의하게 높았다(aHR 1.18; 95% CI 1.03~1.34). 특히 고친화성군은 치료 시작 후 90일 이내에 MACE 위험이 가장 높아, 저위험군과 비교해 약 6배 컸다(aHR 6.06; 95% CI 4.86~7.55).

이 같은 고친화성군의 MACE 위험 증가는 주로 심근경색 위험과 연관됐다. 저친화성군 대비 고친화성군의 심근경색 위험이 1.34배 높았던 것(aHR 1.34; 95% CI 1.04~1.73).

아울러 고친화성군은 저친화성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27배(aHR 1.27; 95% CI 1.03~1.57), 중증 저혈당 위험이 1.82배(aHR 1.82; 95% CI 1.58~2.10) 크다고 조사됐다.

단,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부정맥, 심부전 등 위험은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대만 양명대학(NYMU) Meng-Ting Wang 교수는 논문을 통해 "mitoKATP 채널 고친화성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는 저친화성 약제보다 당뇨병 환자의 MACE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며 "이는 mitoKATP 채널 고친화성 차단이 설포닐우레아와 관련 MACE 위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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