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JW중외, 중국에 기술 수출하며 나란히 시장 진출
기존 1차 치료제인 알로푸리놀∙페북소스타트와 비교 임상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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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국산 통풍치료 신약후보물질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치료제가 갖고 있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JW중외제약과 LG화학은 각각 통풍치료 신약인 ‘에파미뉴라드’와 ‘티굴릭소스타트’를 중국 심시어와 이노벤트에 기술 수출을 성공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에 선 기술수출과 함께 나란히 임상3상에 진입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통풍 1차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페북소스타트와 직접 비교 임상을 기획했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JW중외 에파미뉴라드, 페북소스타트와의 비교 임상3상 진입

통풍치료제는 크게 요산생성 억제제와 요산배출촉친제로 구분된다. 요산배출촉진제는 레시뉴라드, 벤즈브로마론라는 약물들이 있지만 효능 대비 높은 간독성, 신독성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잘 활용되지 않고 있고 국내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는 요산생성억제제 계열 이다. 

그중 대표적인 약제는 삼일제약이 판매하고 있는 자이로릭(성분명 알로푸리놀)과 SK케미칼의 페브릭(페북소스타트)이다. 

페북소스타트 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2019년 127억원, 2020년 142억원, 지난해 168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알로푸리놀은 43억원, 42억원, 39억원 매출을 올리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두 주요 요산생성억제제는 합해서 약 200억원 정도의 매출이지만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oherent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전세계 통풍치료제 시장은 인구고령화 및 비만인구 증가로 2019년 26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7년 43억달러(약 5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두 약제 역시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알로푸리놀은 피부 질환인 발진, 스티븐스-존스-증후군과 함께 골수억제 부작용, 신장독성, 간독성 등의 부작용, 페북소스타트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간기능에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알로푸리놀 사용 시 부작용이 생기면 같은 1차 치료제인 페북소스타트로 스위칭할 수 있지만, 알로푸리놀 대비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JW중외제약과 LG화학이 페북소스타트 대비 유효성을 입증하며 가격과 부작용을 모두 잡을 수 있을 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JW중외제약이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는 에파미뉴라드는 URAT1(uric acid transporter-1)을 억제하는 기전의 요산 배설 촉진제로,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으로 인한 통풍질환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에파미뉴라드는 요산배설촉진제이지만, 요산생성억제제인 페북소스타트와 비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요산배설촉진제가 안전성 문제로 국내서 잘 사용되고 있지 않아 1차 치료제로 주로 활용되는 약제와의 비교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임상3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 임상3상은 한국과 대만, 유럽 국가에서 총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페북소스타트 대비 유효성(혈중 요산 감소 효과)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지난해 3월 종료한 에파미뉴라드의 국내 임상2b상에서는 1차, 2차 목표점을 모두 충족했으며 안전성과 내약성도 확인한 바 있다. 

또 회사 측이 에파미뉴라드의 적응증과 투약 방법 확대를 위해 진행한 추가 임상1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등증 신장애 환자에게서도 내약성과 안전성을 보였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019년 중국 심시어에 에파미뉴라드의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심시어는 2020년 8월 중국의약품관리국(NMPA)에 한국에서의 임상 결과들을 바탕으로 IND를 제출했고 2020년 12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티굴릭소스타트, 페북소스타트 대비 유효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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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굴릭소스타트는 LG화학이 개발한 통풍치료 신약후보물질로,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O, Xanthine Oxidase)’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LG화학은 임상2상에서 페북소스타트와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1차 목표점인 복용 3개월 시점 혈청 요산 농도 5mg/dL 미만 달성률은 티굴릭소스타트 200mg군이 62%, 위약군 3%, 페북소스타트군이 23%로 나타나 위약 및 페북소스타트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이 같은 성과와 더불어 LG화학은 지난 15일 자체 개발하고 있는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중국 파트너사 확보로 중국시장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확대하고, 미국, 유럽지역 등 임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노벤트는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이전받았고, LG화학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기존 임상을 이어가게 됐다.

이에 중국을 제외한 다국가 임상3상에서 LG화학은 위약(EURELIA-1), 알로푸리놀(EURELIA-2) 대비 티굴릭소스타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환자 3000여 명(EURELIA-1 350명, EURELIA-2 2600명)을 대상으로 12개월 간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위약과 알로푸리놀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시험계획을 모두 승인받은 상황이고, 유럽에는 지난 9월 위약과 비교하는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한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현재 지난 10월 알로푸리놀과 유효성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며 "추후 유럽에는 알로푸리놀 비교 임상을 신청할 계획에 있지만, 국내에서는 위약 대비 비교 임상을 신청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두 회사의 신약 발매 추정 시기는 2027년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고 있는 LG화학과 JW중외제약은 전세계 시장에서 통풍치료제로 활용되는 암젠 크라이스텍사와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암젠은 최근 크라이스텍사 원개발사인 호라이즌을 인수하기도 했다. 

호라이즌이 진행한 MIRROR 연구에서는 1차 목표점인 6개월 동안 혈청 요산 반응 비율에서 크라이스텍사/메토트렉세이트 병용요법 환자군 71%로, 위약군 39% 대비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크라이스텍사는 주로 3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어 두 회사가 타깃하고 있는 1차 치료제와는 시장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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