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 리지스틴의 대사 장애 유발 분석
리지스틴-캡1 결합체, 비만 관련 질환 치료에서 잠재적 표적 가능성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고칼로리 식이에 의한 당뇨병 발생 기전으로서 리지스틴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을 유발해 대사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의 리지스틴이 그 수용체인 캡1(CAP1)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변형 및 기능 저하를 유발해 에너지원인 ATP의 생산을 감소시켜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김효수·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아디포카인인 리지스틴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손상시켜 대사장애를 유발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대사질환 분야 학술지 신진대사 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리지스틴을 처리한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분열·파괴되고 있는 현상
리지스틴을 처리한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분열·파괴되고 있는 현상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내 중요한 소기관이다.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 대사증후군, 퇴행성뇌질환, 염증성질환 등이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특히 고칼로리 식이로 인한 비만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와 대사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의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지만, 인간에게는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만성염증을 야기하는 리지스틴에 주목했다. 지금껏 이 물질과 당뇨병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화 리지스틴 생쥐(인간의 리지스틴이 과분비 되는 유전자 조작 생쥐) ▲대조군(리지스틴-녹아웃 생쥐)으로 나눠 고칼로리식을 3개월 동안 실시한 후, 근육에서의 미토콘드리아의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연구 결과를 모식도로 정리한 그림
연구 결과를 모식도로 정리한 그림

그 결과, 대조군은 건강한 정상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었던 반면, 인간화 리지스틴 생쥐의 고칼로리 식이는 과도하게 분열되고 비정상적으로 파괴된 미토콘드리아를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전을 규명하고자 인간 근육세포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리지스틴이 세포 표면의 캡1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면서 MAM(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를 연결하는 막) 형성을 증가시켰다.

동시에 PKA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미토콘드리아 분열에 중요한 Drp1 단백질을 인산화·활성화시킴으로써 미토콘드리아의 구조를 파괴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연구팀은 에너지원인 ATP의 생산량이 감소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현상을 증명하고자 실시간으로 산소소비량을 측정했다.

인간의 리지스틴은 미토콘드리아 분열을 유도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손상시킴으로써 ATP 생성 감소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리지스틴 수용체 캡1 유전자가 결핍된 유전자 조작 생쥐에서는 리지스틴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해 리지스틴으로 인한 효과가 억제돼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예방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근육에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생쥐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 악화로 이어짐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치료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리지스틴과 캡1이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이 펩타이드 치료제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예방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칼로리 식이를 하게 되면 리지스틴의 양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 리지스틴이 세포에 있는 캡1과 결합해 미토콘드리아의 분열을 과도하게 일으켜 ATP의 생산량이 감소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을 규명했다”며 “이는 리지스틴-캡1 결합체가 당뇨병 등과 같은 비만 관련 대사 질환의 치료에서 잠재적인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리지스틴과 그 수용체인 캡1 단백질의 상호 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염증 현상을 완화시키는 항체를 개발했다”며 “이를 대사질환을 비롯한 염증성 장질환 등의 새로운 치료제로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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