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 가정혈압 측정 인식조사 발표
가정혈압 측정 환자 10명 중 3.5명…5년 전보다 4%p↑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고혈압 환자 10명 중 6.5명은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고혈압학회(회장 박창규, 이사장 임상현) 소속 가정혈압포럼(회장 김철호)은 전국 30대 이상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혈압 측정 인식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돼 그동안 가정혈압 관리에 대한 국내 고혈압 환자의 인식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혈압 중요성 인식·측정 환자 5년 전보다 증가…실천 노력 더 필요

고혈압은 초기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집에서 관리지침에 맞춰 혈압을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다. 

가정혈압포럼은 2017년 발족해 의료진과 환자들의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 인식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시행해왔다. 

▲가정혈압 인식·측정 및 측정 변화.
▲가정혈압 인식·측정 및 측정 변화.

2017년 이후 5년만에 실시한 이번 가정혈압측정 인식 조사에서는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고혈압 환자들의 인식 및 행동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대상 환자의 65.5%(665명)가 가정혈압을 인지하고 있어, 5년 전 60.6%보다 5%p가량 증가했다. 환자들은 주로 △가족 및 주변 지인(41.4%) △의사/간호사(35.0%)를 통해 가정혈압을 알게 됐다고 응답했다.

지난 조사 결과, 집에서 직접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1.4%(314명)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5.5%(355명)로 4%p 증가했다. 하지만 64.5%(645명)는 아직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아 실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혈압 측정 환자 82%, '고혈압 치료에 도움 돼'

실제 가정혈압 측정을 실천하고 있는 환자 중 82%는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81.4%)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 돼서(47.4%)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37.5%) 등을 언급했다.

▲고혈압 환자가 가정 혈압을 측정하는 이유.
▲고혈압 환자가 가정 혈압을 측정하는 이유.

환자들이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47.8%)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19.5%) △번거롭고 귀찮아서(13.8%) 등을 꼽았다. 

가정혈압은 고혈압 관리에 유용하며 환자의 복약 순응도 및 치료에 대한 적극성, 혈압 조절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가정혈압 측정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혈압포럼 김철호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교수)은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가정혈압 측정은 높은 재현성과 함께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인식조사를 통해 5년 전보다 높아진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직 가정혈압 측정 비율은 낮다"면서 "학회는 앞으로도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한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정혈압포럼은 지난 10월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 및 의료진에게 정확한 가정혈압 측정법을 알리고,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해외 임상 현장에 도움을 주고자 '가정혈압 관리지침' 영문판을 발간했다. 

가정혈압 관리지침은 작년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맞춰 국내 고혈압 환자 및 의료진에게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확산하기 위해 편찬됐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한 가정혈압 측정 기준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자가 혈압 측정 지침 등을 담고 있다. 가정혈압 관리지침 영문판은 대한고혈압학회의 영문학술지 Clinical Hypertension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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