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2] DCP, 클로르탈리돈 vs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심혈관계 사건·비암 사망 등 1차 목표점 발생률 차이 없어
심근경색·뇌졸중 병력 없는 군, 클로르탈리돈 복용 시 1차 목표점 위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1차 항고혈압제로 사용하는 이뇨제인 클로르탈리돈과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의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는 대동소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의 재향군인을 대상으로 두 가지 항고혈압제 효과를 비교한 DCP 연구 결과,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암 사망(non-cancer deaths) 등 발생률은 유의하게 다르지 않았다. 

단,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고혈압 환자는 클로르탈리돈 복용 시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전체 결과와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5~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2)에서 공개됐다. 

▲미국 VA 미드웨스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Areef Ishani 이사는 5~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2)에서 DCP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VA 미드웨스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Areef Ishani 이사는 5~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2)에서 DCP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클로르탈리돈,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보다 우월할까?

클로르탈리돈과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는 임상에서 50년 이상 처방된 1차 항고혈압제다.

초기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예후와 24시간 혈압 조절에 클로르탈리돈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관찰연구에서는 클로르탈리돈 혜택이 큰 것으로 보고되지 않았다. 게다가 클로르탈리돈이 저칼륨혈증, 급성 신손상, 만성 콩팥병 등 이상반응 위험 증가와 관련됐을 것으로 시사했다.

DCP 연구는 클로르탈리돈이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보다 우월한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내리고자 진행됐다. 

1차 목표점 발생률, 클로르탈리돈 10.4% vs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10.0%

▲미국 VA 미드웨스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Areef Ishani 이사. AHA 제공
▲미국 VA 미드웨스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Areef Ishani 이사. AHA 제공.

실용임상연구로 진행된 DCP 연구는 참가자와 의료진이 어떤 약을 투약하는지 알고 있고, 리얼월드에서 약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현장진료(point of care)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400곳 의료기관에서 4120명 1차 의료 전문가로부터 진료받은 65세 이상의 미국 재향군인 1만 3500여 명이 연구에 등록됐다.

전체 환자군은 고혈압 치료를 위해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25mg 또는 50mg을 복용 중이었다. 연구 초기 평균 수축기혈압은 139mmHg였다. 

환자군은 주로 남성(97%)이었고, 55%가 도시에 거주했다. 약 절반이 농촌에서 모집됐는데, 이는 임상연구가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대학병원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환자 등록으로 평가된다.

전체 환자군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계속 복용하는 군(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 6767명)과 클로르탈리돈으로 변경한 군(클로르탈리돈군, 6756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심근경색, 뇌졸중, 비암 사망, 급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긴급한 혈관재생술 등으로, 전자의료기록과 미국 건강보험 메디케어(Medicare), 국가사망지수 등을 통해 환자군을 추적관찰했다.

2.4년(중앙값) 추적관찰한 결과, 두 군 간 혈압 조절에는 차이가 없었다.

1차 목표점 발생률은 클로르탈리돈군 10.4%,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 10.0%로 두 군이 비슷했다(HR 1.04; P=0.4). 뿐만 아니라 1차 목표점의 각 평가요인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모든 혈관재생술, 발기부전 등 2차 목표점 발생률도 치료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하위분석에서는 일부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클로르탈리돈 복용 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27% 유의하게 감소했다(HR 0.73; 95% CI 0.57~0.94).

하지만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환자군은 클로르탈리돈을 투약하면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12%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HR 1.12; 95% CI 1.00~1.26).

이상반응으로 저칼륨혈증 발생률은 클로르탈리돈군이 6%,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이 4.4%로 클로르탈리돈군에서 의미 있게 높았다(P<0.001).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입원율은 클로르탈리돈군이 1.5%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1.1%)보다 높았다(P=0.05).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가 치료제 간 차이 때문인지 또는 참가자 모집 방식에 기인했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연구 참가자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에서 결과를 여성이나 다른 환자군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VA 미드웨스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Areef Ishani 이사는 "클로르탈리돈이 전반적으로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번 결과가 놀랍다"며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치료제 간 차이를 알게 됐다. 이번 연구 결과가 임상에서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가지 이뇨제의 효과는 비슷하므로, 의료진은 하위분석 결과에 따라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환자와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번 결과가 일반인 치료에도 적합한지 알 수 없으므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하위분석에 따라 일부 환자군이 클로르탈리돈으로 실제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또 다른 연구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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