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진단검사의학회 26일 기자간담회 개최
병원마다 데이터 용어·코드 달라 수집 자체가 난관
병원 간 개인정보 제외한 데이터 공유할 수 있도록 코드 통일화해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좌부터) 이용화 홍보이사, 이우창 총무이사, 전사일 이사장, 윤여민 학술이사, 최규태 홍보위원.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좌부터) 이용화 홍보이사, 이우창 총무이사, 전사일 이사장, 윤여민 학술이사, 최규태 홍보위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진단검사에 활용하려면 병원마다 다른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질로 높은 질의 데이터를 만들어 모아야 하지만, 병원마다 의료 데이터 용어·코드가 달라 수집부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 데이터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사일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많은 병원에서 많은 환자를 진료하기에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병원마다 데이터를 어떻게 정도관리(quality control) 하는지에 따라 병원별 데이터를 비교할 수도 또는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민 학술이사(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병원마다 코드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합치는 것 자체가 난관"이라며 "개인정보를 제외한 데이터를 병원 간 공유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코드를 통일화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기 위해 병원 간 컨센서스를 이뤄야 하고, 표준화는 병원 한 곳이 주도하기보단 학회 또는 정부가 중심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규태 홍보위원(세종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의료 데이터 수집은 병원 한 곳이 아닌 우리나라 전체 병원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면서 "전국적 네트워크망을 갖춘 상태에서 학회 또는 정부가 주도해 의료 데이터를 한 기관에서 다루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데이터를 분석해 진단과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빅데이터 분야에서 검사실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질 높은 데이터를 모으고자 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재단은 우수검사실 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인증받은 검사실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는 보건적으로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학술이사는 "빅데이터로 부가가치를 만들려면 좋은 제품을 이용해 검사했고 잘 교육받은 전문가가 생산했으며 전문의가 관리한 검증된 데이터만 모아야 한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가 포함되면 아무리 우수한 AI 알고리즘을 활용할지라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면서 검사실에서도 근무한다"면서 "검사를 잘 아는 전문의들이 데이터와 관련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학회는 진단검사의학이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축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윤 학술이사는 "의학적 의사결정의 70%는 진단검사의학을 기반으로 한다. AI가 미래 의료의 핵심인 만큼, 진단검사의학과에서는 질 높은 의료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면서 "누가 생산한 데이터인지와 어떻게 질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AI 가치가 결정된다. 진단검사의학과에서 데이터 질을 개선·검증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26~28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Digital Transformation of Laboratory Medicine: Linchpin of Future Medical Value(진단검사의 디지털화: 미래의학의 핵심축)'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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