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 속 국산 항암제 시장...올해 상반기 시장규모 411억원
전년比 10.1% 매출 감소 속 대웅·삼양홀딩스 강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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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제약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항암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업계 품목들도 일정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했지만, 그 안에서도 국산의 자존심을 지키는 제품이 존재했다.
 

글로벌 제약사 태풍 속 잔잔한 국내사

국내 제약사 항암제 품목은 국내 전체 항암제 시장에서 꾸준한 시장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884억원 규모를 형성했던 국내사 항암제 시장은 2019년 총 매출이 931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835억원으로 100억원가량 줄었지만, 지난해 943억원으로 최근 4년새 최대 시장규모를 형성했다.

시장 리딩 품목은 대웅제약 루피어데포(류프로렐린아세트산염)와 GC녹십자 이뮨셀엘씨(엘씨자가혈액유래티림프구), 삼양홀딩스 제넥솔(파클리탁셀) 등이다.

세 제품은 지난해 연매출 200억원 이상 달성하며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시장 1위는 루피어데포였다. 루피어데포는 작년 한 해 동안 283억원의 매출로, 국산 오리지널 항암제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루피어데포는 자궁내막증, 전립선암, 폐경 전 유방암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다. 대웅제약이 2003년 펩트론과 기술도입 계약과 원료공급 약정을 체결, 2005년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루피어데포는 대웅제약과 펩트론의 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211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9년 199억원, 2020년 207억원 등 2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141억원으로 국산 항암제 가운데 반기 100억원 실적을 달성한 유일한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125억원 대비 12.8% 성장한 수치다.

2위는 삼양홀딩스 제넥솔이 차지했다. 제넥솔은 삼양바이오팜이 2001년 독자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파클리탁셀 제제로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치료에 사용되면서 주력 품목으로 자리했다.

2018년 197억원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9년 224억원, 2020년 203억원, 2021년 206억원으로 꾸준하게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 뒤는 GC녹십자 이뮨셀엘씨가 이름을 올렸다. 이뮨셀엘씨는 간세포암 제거술 후 종양제거가 확인된 환자에게 보조요법제로 투여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다. 

암 환자의 혈액에서 단핵구를 추출해 항-CD3와 IL-2에 의한 동시자극으로 2주 이상 배양하는 과정을 거쳐 항암 기능이 극대화된 면역세포를 만들어 환자 본인에게 투여하는 방식이다.

GC녹십자셀의 전신인 이노셀이 개발,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이뮨셀엘씨는 발매 초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지만, GC녹십자가 영업을 진행하면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만, 매출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실제 2018년 306억원, 2019년 347억원 매출로 3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2020년에는 254억원, 지난해에는 270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78억원 매출에 불과하면서 작년 상반기 매출 146억원과 비교해 절반가량(-46.6%) 감소, 제넥솔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꾸준한 실적 보이는 국산 항암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약물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꾸준하게 실적을 올리는 국산 항암제도 존재한다.

JW중외제약 뉴트로진(레노그라스팀)은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트로진은 고형암 치료를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등 국내에서 8개의 적응증이 있는 유전자재조합 제제다.

2018년 106억원으로 세 자릿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9년부터 87억원, 2020년 84억원으로 매출이 하락하며 8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상반기에 4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40억원 대비 1억원 매출이 증가했다.

일양약품 슈펙트(라도티닙)도 적지만 2018년 이후부터 매년 성장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슈펙트는 만성기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개발된 18호 국산신약이다. 국내 시장에는 2013년 출시됐다.

슈펙트는 2018년 41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9년 45억원에 이어 2020년 54억원으로 50억원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68억원으로 6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70억원대 연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16.7% 성장한 수치로, 국산 항암제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종근당 캄토벨(벨로테칸)도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캄토벨은 종근당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캄토테신계 항암제로, 국산 신약 8호이자 국산 항암제로서는 세 번째다. 전이성 난소암, 소세포폐암 적응증을 갖고 2004년 출시됐다.

캄토벨은 기존 캄토테신계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 빈도를 현저하게 낮췄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캄토벨은 기존 약물의 부작용인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빈혈 등 혈액학적 부작용 발현율을 낮췄다. 또 설사, 오심, 구토 등 소화기계 부작용과 피로, 무력감 등 전신 부작용, 두통, 어지러움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도 기존 약물에 비해 발현율이 낮았다.

이런 장점은 꾸준한 실적 성장세의 기반이 됐다. 캄토벨은 2018년 23억원에서 2019년 29억원, 2020년 33억원, 2021년 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1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7억원 대비 1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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