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최근 제 2형 당뇨병이면서 만성신질환(CKD)에게 사용하는 릴리의 GLP-1 제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신장 보호 효과를 평가한 국내 리얼 월드 데이터가 공개됐다. 

한림대 성심병원 김좌경 교수(신장내과) 연구팀이 제 2형 당뇨병이면서 최소 3개월 이상 트루리시티를 투여받은 경증~중증 CKD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트루리시티 사용 전후의 인크레틴 기반 사구체여과율(eGFR) 및 당화혈색소(A1C) 변화를 측정한 연구다.

연구에 참여한 197명 중 CKD 2단계 94명(47.7%), 3a단계 46명(23.4%), 3b단계 31(15.7%), 4단계 26명(13.2%)이었다. 평균 eGFR은 각각 75.0±8.5, 54.8 ± 6.3, 38.8 ± 4.4, 22.5 ± 5.4 mL/min/1.73㎡였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은 중앙값 14.5년이었고, 환자의 72.6%가 당뇨병이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었다. 초기 트루리시티를 투여받은 환자의 평균 A1C는 8.9%±1.4%, 체질량지수(BMI)는 29.1±3.6kg/㎡로 나타났다. 또 트루리시키 사용 기간은 중앙값 16개월이었다. 

8월 12일 PLOS ONE에 논문을 발표한 김 교수를 만나 연구 결과와 연구가 갖는 의미 등을 들어봤다.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

-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신장 기능이 매우 떨어져 있는 CKD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별로 없다. 그런 상황에서 트루리시티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워낙 데이터가 좋게 나왔다.

그래서 내가 진료하는 환자들에게 처방했고, 그 결과 확실하게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를 수치화하고 하고 싶었다.

또 eGFR 60 아래로 떨어져 있는 즉 중등도~중증 신장 질환 환자에게 RCT 연구 데이터가 임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지 궁금했다. 

- 이번 연구 결과 어땠는지?

트루리시티 사용으로 A1C가 평균 0.9% ± 1.5% 감소했고, 혈당을 낮추는 유효성은 모든 CKD 단계에서 비슷했다. 또 트루리시티를 사용한 환자들은 평균 eGFR가 0.76 감소했고, 사용 전 환자들은 2.41 감소했다. 이러한 차이는 eGFR 60 미만인 환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굉장히 의미 있는 차이라 생각한다. 신장 기능이 60보다 더 높으면 CKD 1~2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신장 기능이 잘 나빠지지 않는다. 우리 연구에서도 CKD 1~2단계와 eGFR 60 이상인 환자에게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는데, eGFR 60 미만으로 떨어진 3단계 CKD 환자에게 트루리시티를 사용했을 때 신장 보호 효과가 있었다. 

-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조금 자세히 설명한다면.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보이는 결과를 리얼 월드에서 똑같은 효과를 보여주는지 궁금했다. 의사들에게 그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래야 믿고 처방할 수 있다. 또 연구 결과, 신장 기능이 보존된 군이나 많이 나빠진 군에 상관없이 당화혈색소(A1C)와 혈당 수치가 거의 동일했다. 의사들이 마음 놓고 약물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단백뇨가 없는 환자들에게 eGFR이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지만, 단백뇨가 있는 환자들에겐 효과가 좋았다는 점이다. 이 소견은 기존 RCT와 중복되는 발견이고, 이 부분을 보고 많이 놀랐다. 또 BMI에 무관하게 트루리시티가 신장 보호 효과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대조군 연구를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은 없는지?

처음에는 대조군이 없는 게 큰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논문 여러 리뷰어가 CKD는 워낙 헤테로지니어스(heterogeneous) 하기 때문에 오히려 CKD 환자에게 약물 투여 전·후를 비교하는 게 더 논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같은 GLP-1 제제인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나 바이에타(엑시나타이드) 등에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확실하지 않지만 약간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릭수미아와 바이에타는 인크레틴 기반 GLP-1 제제이고, 트루리시티는 휴먼 GLP-1 제제이기 때문이다. 같은 휴먼 기반인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나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약물 효과를 측정하려면 어떤 시점부터 시작해 중간 과정, 마지막 과정까지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연구는 후향적 연구라 시작점과 마지막 시점만 분석했다. 앞으로 전향적 연구로 더 많은 연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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