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2] TIME 결과, 아침 또는 저녁 복용 시 심혈관계 사건 위험 차이 없어
영국 연구팀 "하루 중 편하고 이상반응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 환자는 하루 중 항고혈압제를 언제 복용해야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제시됐다.

TIME 대규모 연구 결과, 항고혈압제를 아침에 복용한 군과 저녁에 투약한 군 간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차이는 없었다. 즉,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은 심혈관계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루 중 항고혈압제 복약 시간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가운데 이번 연구는 특정 시간보단 규칙적인 복용이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연구 결과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26일 공개됐다.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TIME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TIME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항고혈압제 '저녁'에 먹어야 한다?…논란의 시작은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이유는 야간혈압이 주간혈압보다 심혈관계 예후 예측에 유용하고,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에 따라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연구들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쐐기를 박듯 2019년 발표된 하이지아 시간요법(The Hygia Chronotherapy) 연구에서는 항고혈압제를 아침보다 저녁에 먹었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크다고 결론 내렸다(Eur Heart J 2020;41:4565~4576). 

스페인에서 진행된 이 연구에는 1만 9000여 명의 고혈압 환자가 모집됐다. 결과에 따르면, 저녁에 항고혈압제를 복용한 군은 아침에 투약한 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45% 유의하게 낮았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환자군 모집 기준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에 따라 연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던 상황.

호주 커틴대학 Chau L B Ho 교수 연구팀은 연구의 방법론과 유효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아침 또는 저녁에 항고혈압제를 복용했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J Hum Hypertens 2021;35(4):308~314). 

심근경색·뇌졸중·사망 발생률, 아침·저녁 복용 비슷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

TIME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연구는 항고혈압제를 아침보단 저녁에 먹으면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조사하고자 진행됐다.

영국 1·2차 의료기관에서 최소 한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면서 유효한 이메일 주소가 있는 성인 2만 1104명이 지역사회 광고를 통해 모집됐다. 이들은 TIME 웹사이트 가입 후 임상시험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항고혈압제 복약 시간에 따라 아침군(1만 601명)과 저녁군(1만 503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65세였고 남성이 58%를 차지했으며 98%가 백인이었다.

1차 복합 목표점은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혈관 사망(vascular death)으로 정의했다. 입원 및 사망 정보는 참가자 이메일을 통해 확인하거나 의료진 및 영국건강보험공단 병원 데이터베이스, 사망 기록 등으로 수집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5.2년이었고 일부 환자는 9년 이상 진행됐다. 

치료의향분석(ITT) 결과, 1차 복합 목표점 발생률은 아침군 3.7%(100인년당 0.72건, 390명), 저녁군 3.4%(100인년당 0.69건, 362명)로 조사됐다. 두 군 간 보정하지 않은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95; 95% CI 0.83~1.10; P=0.53).

비치명적 뇌졸중, 비치명적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한 위험도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에 따라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사전에 정의한 하위군 분석 역시 앞선 결과와 일관된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는 "TIME 연구는 지금까지 수행된 가장 큰 대규모 심혈관 연구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는 항고혈압제를 아침 또는 저녁 중 언제 복용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결정적 답을 제시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혈관사망은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과 관계없이 유사하게 발생했다. 심혈관계 사건 예방을 위해 항고혈압제를 저녁에 먹는 것은 아침에 복용하는 것과 비교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면서 "이번 결과에 따라 고혈압 환자는 하루 중 가장 편하고 이상반응 관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에 규칙적으로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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