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객관적·인지적 사회적 고립이 심혈관 및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성명 발표
관상동맥질환·뇌졸중과 직접적 연관성 일관되게 나타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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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심장학계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혈관 및 뇌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난해 7월까지 발표된 관찰 및 중재 연구를 검토한 결과,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발생 간 연관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AH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객관적·인지적 사회적 고립이 심혈관 및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성명을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8월 4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성명 발표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Crystal Wiley Cene 교수는 "40년 이상 동안 발표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 모두 건강 악화와 연관됐음을 명확하게 확인했다"며 "미국 전역에 사회적 단절이 만연한 것을 고려하면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고립됐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성인의 심혈관 및 뇌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중재법을 개발·구현·검증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 65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 사회적으로 고립

성명에 따르면, 미국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사회적으로 고립됐다.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이보다 더 높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문제는 고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8년 미국 조사 결과에서는 18~22세 성인이 가장 외로운 세대였고 72세 이상의 고령은 중년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을 적게 느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전에도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됐다. 

그러나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성인이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경향은 18~25세인 젊은 성인과 고령, 여성,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진다고 보고된다. 젊은 성인에서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이 빈번하게 보고되는 이유는 소셜 미디어를 많이 이용해 대면 활동이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AHA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간주되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건강 악화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심혈관 및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관찰 및 중재 연구를 검토해 이번 성명을 발표했다.

관상동맥질환·뇌졸중 발생 위험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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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관상동맥질환 및 뇌졸중 발생의 직접적 연관성이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정리했다. 

성명에서 제시한 근거를 보면, 19개 연구를 토대로 관상동맥질환과 연관성을 평가한 메타분석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성인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1.29배 유의하게 높았다.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관상동맥질환 척도로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을 평가했다.

또 사회적으로 고립된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과 관계없이 6년 동안 질병 및 사망 위험이 2~3배 높다고 보고됐다.

뇌졸중은 8개 종단적 관찰연구 메타분석에서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나이, 성별, 사회경제적 상태 등을 보정한 이후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1.32배 의미 있게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관상동맥질환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성인의 예후 악화와 관련됐다. NOMAS(Northern Manhattan Stroke Study) 연구에서는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가 한 달에 3번 미만인 사회적으로 고립된 성인은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재발, 사망 등 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인지장애 연관성 평가한 강력한 연구 부족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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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AHA는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심부전, 치매 그리고 인지장애 간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가 적고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혈관 및 뇌 건강에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도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모두 조사한 연구는 드물다는 것.

특히 AHA에 따르면 혈관성 치매 발생과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이 관련됐는지 평가한 연구는 없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들은 있지만 결과는 혼재된 상황. 

예로 스페인 중년·고령을 3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됐고 외로움을 느끼면 치매 위험이 1.26배 높았다. 반면 31개 코호트와 2개 환자 대조군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는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치매 위험은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에 따라 AHA는 방법론적으로 엄격하게 디자인된 연구를 통해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치매, 인지장애 간 연관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정적 영향 줄이는 중재 프로그램 만들어야

아울러 AHA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혈관 및 뇌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중재 연구를 찾지 못해, 중재 프로그램과 전략을 만들고 구현해 유효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인센터에서 시행하는 피트니스 프로그램, 여가활동 등 다양한 중재가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Cene 교수는 "임상에서는 환자에게 사회생활과 친구 및 가족 간 상호관계에 만족하는지 묻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외로움을 느낀다면 전원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특히 관상동맥질환 또는 뇌졸중 과거력이 있는 성인에게 이 같은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 또 지역사회자원은 이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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