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분노·불안·우울·비관주의, 심혈관질환 위험 높여
낙관주의, 감사 등 긍정적 심리적 요인은 반대 효과
美심장협회 "정신건강↑=전반적 건강↑...환자 전체 치료해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미국심장협회(AHA)는 정신 건강 관리가 심장 건강과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AHA는 지난달 25일 의학저널 써큐레이션(Circulation)에 '마음-심장-몸' 연결고리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구논문 저자들은 "의사는 질환에 대한 치료를 잘하지만 환자를 전체적으로 치료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환자를 전반적으로 고려하기보다는 특정 신체적 문제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HA는 심장 건강과 정신 건강이 불가분의 관계라며 특정 심리적 요인은 심혈관질환 발생·사망 위험을 높이거나 줄인다고 피력했다. 

심장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요인은 다음 5가지였다:

1. 일반·직장 스트레스
2. 분노·적대감
3. 불안 
4. 우울증
5. 비관주의 

반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은 다음과 같았다:

1. 낙관주의
2. 목적의식(sense of purpose) 
3. 행복·긍정적 정서 
4. 마음챙김(mindfulness)
5. 감사

해로운 심리적 요인은 불규칙한 심박동, 소화기 증상, 혈압 상승, 염증, 혈액 순환 장애 등과 같은 증상과 연관됐다. 흡연과 해로운 식단 등 라이프스타일 요소도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을 높였다.

2011년 진행된 후향적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일반·직장 스트레스와 외상성 스트레스는 모두 심장질환 발생·사망 위험을 약 40% 높였다. 또한 약 11만 8700명을 포함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높은 스트레스 강도는 관상동맥질환 발생·사망 위험을 27% 높였다.

아울러 사회적 고립·외로움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약 50% 증가시켰다. 아동학대, 어린 시절 사회적 고립·가난함도 염증·대사 위험을 높였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외상성 사건에 노출된 이후 발생하는 극심한 고통이 특징이다. PTSD와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검토한 연구에 따르면, PTSD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61%까지 높였다. 

분노·적대감은 해로운 교감신경계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데, 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분노에 의한 반추(rumination)는 심박수, 이완기혈압·수축기혈압을 모두 올렸다. 

또한 '분노 폭발' 이후 2시간 이내 심근경색, 급성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부정맥 등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긴장감, 걱정, 혈압 상승 등의 특징을 가진 불안은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41% 높이고,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위험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다. 

우울증은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각각 30% 높이고, 뇌졸중 위험도 45%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관주의는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사고방식과 습관적으로 대다수의 사건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비관주의는 절망감과 연관됐고 이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핀란드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관주의는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을 예측하는 유의미한 심리적 요인이었다. 연구결과, 비관주의 점수가 가장 높은 환자는 점수가 가장 낮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배 더 높았다. 

반면 ▲낙관주의 ▲목적의식 ▲행복·긍정적 정서 ▲마음챙김 ▲감사 등은 심혈관계 건강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낙관주의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나타내며 가능한 최고의 결과를 예상하는 사고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낙관주의는 신체활동, 금연, 건강한 식단, 좋은 수면, 개선된 심혈관계 건강과 연관됐다. 

한 연구에서는 낙관주의 점수가 더 높은 여성에서 죽상경화증 진행이 느려졌다. 약 22만 명을 포함한 15개의 관찰연구를 포함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낙관주의 점수가 높으면 심혈관질환 발생과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이 줄었다. 

목적의식은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AHA는 이를 일상생활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 개인의 가치·삶의 목표를 실천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목적의식이 강한 사람은 신체활동량이 더 컸고, 흡연·음주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 빈도가 더 낮았다. 

또한 목적의식이 강한 사람은 심혈관 사건 위험과 모든 원인 사망률이 더 낮았다. 

행복은 긍정적 정서의 한 형태로 설명할 수 있는데, 행복한 사람은 수면의 질이 더 좋고, 신체활동량이 더 많고, 건강한 식단과 금연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정서를 보인 참여자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더 낮았고, 당뇨병과 다른 심혈관·대사질환에 예방적인 효과가 있었다.

AHA는 마음챙김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이번 논문에서는 이를 현재의 생각·감정·행동을 비판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상태로 정의했다. 마음챙김은 명상·묵상으로 실천 가능하다. 

AHA가 인용한 연구들에서 마음챙김은 스트레스 감소, 동정심 증가, 높은 수준의 건강과 연관됐고, 금연, 신체활동, 공복혈당<100mg/dL, 낮은 체질량지수(BMI)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 감소와 연관됐다.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장협회(AHA)

AHA는 많은 연구를 통해 정신 건강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면서 환자의 전반적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신건강 검사, 심리상담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항우울제 경우, 정신 건강에 이점이 있는 것은 확인됐지만 심혈관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주 베일러의과대학 글렌 레바인(Glenn N. Levine) 박사는 이번 성명서에 대해 "사람의 마음, 심장, 몸은 모두 연결됐고 서로 상호 의존한다"면서 "복수의 연구에서 부정적인 심리적 요인, 성격 특징 및 정신건강 장애는 심혈관계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긍정적 심리적 요인은 낮은 심혈관질환 발생·사망률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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