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정보 분석 플랫폼으로 맞춤 치료부터 임상연구까지 제안
특정 유전자 변이 발견해 최적 치료 전략 제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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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정밀의학이 발전하면서 암 치료 전략 수립 과정도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전체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등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까지 제안하는 등 활용 가능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의과학 발전, 그리고 항암 치료의 진화

최근 의과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위암, 폐암, 대장암 등 암의 발생 부위를 기준으로 암종을 분류하고 환자를 치료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실제 EGFR, ALK, BRAF 등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최근 개발된 항암 신약을 언급할 때 따라 붙는 용어가 됐다.

때문에 암 환자를 치료할 때 유전체 검사를 시행, 환자 개인별로 유전체 정보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치료 전략을 진행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같은 개별화된 항암 치료는 한 번의 검사로 여러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가속화되고 있다.

 

로슈 FMI 플랫폼, 업계 선두 노린다

이런 가운데 로슈의 '파운데이션 메디슨(FMI)'에 이목이 쏠린다.

FMI는 환자 유전체 특성화, 맞춤형 치료 제공, 수집된 정보 통합·분석을 통한 임상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구축, 신약 개발 등을 가능하게 하는 종합 유전체 검사(Comprehensive Genomic Profiling, CGP) 플랫폼이다.

NGS 분석을 기반으로 300개 이상 유전자에서 고형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 환자 개인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FMI 리포트는 환자의 검체 정보를 파악해 발견된 유전자 돌연변이와 바이오마커, 사용 가능한 표적 항암 치료제와 가이드라인을 고려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또 환자가 참여 가능한 임상시험의 개수를 요약, 안내해준다.

고형암 환자 가운데 조직이 부족하거나 생검이 어려운 환자는 혈액 검체로도 조직 검체와 동일한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며, 혈액암 또는 육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도 별도로 운영된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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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로부터 채취된 검체는 미국에 지정된 FMI 실험실로 보내지고 10~14일 후 환자 검사 결과 리포트가 전달된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개별 환자에 맞는 치료제와 임상시험을 제안할 수 있고, 환자는 새로운 치료옵션 가능성을 얻게 된다.

한 번의 검사로 324개 유전체 정보에 대한 종합적인 결과를 볼 수 있어 환자의 조직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필요한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외에 면역 항암제 바이오마커인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과 현미부수체 불안전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MSI) 정보도 제공된다.

현재 FMI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담관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를 위한 약물의 동반진단으로 승인받은 상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종양내과)는 "한번에 유전체 정보를 파악하고 환자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건 항암 치료 기술의 혁신"이라며 "FMI 리포트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가능성이나 약물 내성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를 파악할 수 있을뿐더러 암 연구와 신약 개발에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분양종양보드(MTB) 진행

이런 가운데 FMI가 한국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에서도 3년여 전부터 FMI 유전체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환자별 맞춤치료 방침을 논의하는 분자종양보드(MTB)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종양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리얼월드 MTB 웨비나가 시행되기도 했다.

연세암병원 이충근 교수(종앙내과)는 "개인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암을 치료하는 정밀의료가 국내에서도 자리잡아 가면서 이를 활용한 치료전략 논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많은 종양내과 전문의가 환자 증례와 치료 사례 공유에 동참하는 게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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