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박준욱·이동현 교수팀, 건보공단 데이터로 960만명 10년 추적관찰
흡연·음주 상관없이 남성 두경부암 위험이 여성보다 높아
60대 남성 후두암 발병률, 여성 20배…70세 이하 성별 차이 극명

▲(좌부터)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 이동현 교수,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
▲(좌부터)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 이동현 교수,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 두경부암 발생 위험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국내 첫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이동현 교수(이비인후과),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이비인후과) 연구팀 조사 결과, 흡연 또는 음주와 관계없이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더 민감했고 발병률도 월등히 높았다.

현재까지 역학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더 취약하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대부분 단편적 자료에 기반한 연구라는 한계가 있었다.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분석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갖는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남녀 959만 8085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을 여성과 비교하는 10년 추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추적관찰 결과, 2010~2019년 10년간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국민은 총 1만 732명으로 인구 1000명당 0.25명에서 두경부암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남성 발병률은 인구 1000명당 0.19명으로 여성 0.06명에 비해 더 높았다. 

암 종별로는 후두암에서 남성과 여성 차이가 가장 뚜렷했다. 여성과 비교해 40대 남성의 후두암 발병률은 11배, 60대는 20배 더 높았다. 하인두암도 여성 대비 40대 남성은 6.8배, 60대 남성은 24.2배로 여성과 남성의 발병률 차이가 극명했다.

이어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를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해 비흡연자와 비음주자만을 비교했다. 그 결과,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2.9배 높아 흡연과 음주 여부에 상관없이 남성이 두경부암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라서는 70세를 기준으로 두경부암 발병률의 성별 차이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70세까지는 남성과 여성의 발병률 차이가 컸는데, 특히 60대 후반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고 이후에는 점차 감소했다. 

아울러 여성과 비교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는 구강과 구인두보단 후두와 하인두 부위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고 침샘암만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여성과 비교한 우리나라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
▲여성과 비교한 우리나라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

박준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국 인구를 기반으로 한 최초 두경부암 장기 추적연구"라며 "국내 두경부암 발병률을 처음 파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동현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확보한 성별, 연령별 역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두경부암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시행한다면 체계적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Cancers 5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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