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화기학회, 변비형 또는 설사형 IBS 약물 가이드라인 발표
변비형 9가지·설사형 8가지 권고안 제시
SSRI, 2014년 이어 IBS 환자에게 비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환자 증상에 따른 개별화된 약물치료 전략이 제시됐다.

미국소화기학회(AGA)는 IBS 환자에게 우세한 증상에 따라 변비형(IBS-C) 또는 설사형(IBS-D) 약물 가이드라인을 각각 발표했다. 두 가이드라인은 Gastroenterology 7월호에 연이어 실렸다. 

AGA가 IBS 환자 동반 증상별 약물 가이드라인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신약이 등장했고 기존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근거가 쌓이면서 약 8년 만에 개정이 이뤄졌다. IBS-C 약물 가이드라인에는 9가지, IBS-D 가이드라인에는 8가지 권고안이 담겼다. 

AGA는 "IBS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많아지면서 의료진은 증상에 따라 약물을 선택해 맞춤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약물치료가 가능해졌고 기존 치료제 관련 근거가 더 만들어지면서 IBS 약물 치료를 위해 근거 기반 권고안을 제시하고자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IBS-C, 리나클로타이드 강력 권고

변비형은 IBS 환자 3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IBS 하위유형이다. AGA 조사에 따르면, IBS-C 환자는 자주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성관계를 피하며 집중하기 힘들어하고 본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다고 느낀다.

IBS-C 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물 가이드라인에서는 9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 중 8가지는 조건부 권고다.

근거 수준이 높고 권고 등급이 가장 강한 약물은 리나클로타이드가 유일하다. 네 가지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리나클로타이드를 투약한 환자는 위약 대비 증상 완화 가능성이 유의하게 컸다. 또 복통, 자발적 완전배변 등 증상이 개선돼 충분한 치료반응을 기대할 수 있었다. 

중등도 수준의 근거로 조건부 권고한 약물은 테나파노, 플레카나타이드, 테가세로드, 루비프로스톤 등 네 가지다. 

테가세로드는 2002년 IBS-C 여성 환자의 단기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다. 하지만 심장허혈 관련 이상반응 우려가 감지돼 2007년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했다. 

이후 2019년 협심증, 심근경색, 일과성 허혈발작, 뇌졸중 등 심장허혈 관련 사건 병력이 없는 65세 미만 여성의 IBS-C 치료제로 다시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FDA가 이 같은 환자군에만 테가세로드를 승인했다며 치료 가능 환자군을 제한했다. 

이어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완화제, 삼환계 항우울제(TCA), 진경제를 낮은 수준의 근거로 조건부 권고했다.

앞선 8가지 약물과 달리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2014년에 이어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도 웃지 못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낮은 수준의 근거에 따라 SSRI를 조건부 비권고했다. 

SSRI는 불안, 우울 등 기분장애 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임상에서는 만성 통증 치료에도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IBS는 장-뇌 연결 질환(gut-brain disorder)으로 간주되고 SSRI는 중추조절효과가 있으며 위와 장 운동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IBS 치료제로서 SSRI 가능성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SSRI가 IBS 환자의 전반적 증상 또는 복통을 유의하게 개선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SSRI를 권고하지 않았다. 

IBS-D, 엘룩사돌린·리팍시민 등 조건부 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IBS-D 약물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8가지 권고안은 모두 낮거나 중등도 수준의 근거로 조건부 권고됐다. 

중등도 수준의 근거로 제시한 약물은 엘룩사돌린, 알로세트론, 리팍시민 등이다. 단, 엘룩사돌린은 담낭이 없거나 하루에 3잔 이상 음주하는 IBS-D 환자에게는 금기다.

리팍시민에 초기 반응이 있었지만 증상이 재발했다면 리팍시민으로 다시 치료하도록 제시했다.

낮은 수준의 근거로 조건부 권고한 약물은 TCA, 진경제 등이다. 로페라마이드는 아주 낮은 수준의 근거로 권고했다.

SSRI는 IBS-C에 이어 IBS-D에서도 낮은 근거 수준에 따라 투약하면 안 되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2014년 가이드라인과 동일하며 비권고 이유는 IBS-C와 같다. 

이와 함께 두 가지 가이드라인은 IBS 최적 관리를 위한 공유의사결정(Shared Decision-Making)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IBS-D 약물 가이드라인 주저자인 미국 베스 이스라엘 데코네스 메디컬센터(BIDMC) Anthony Lembo 박사는 "약물과 함께 식이·행동요법을 포함한 다중치료가 IBS 환자에게 최대 치료 혜택을 줄 수 있다. 환자 선호도 역시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환자와 의사 간 관계는 IBS 환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다. 비용뿐 아니라 이상반응, 환자 선호도 등을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 선택에서 중요하므로 의료진은 환자와 공유의사결정을 통해 최적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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