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아 교수

한번 시작되면 재골절의 악순환,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

골감소 초기부터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중요

제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아 교수
제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아 교수

노후에 골밀도가 심하게 저하되면 가벼운 충격으로도 뼈에 금이 가는 골다공증성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빠르게 저하되고 그로 인해 골다공증성 골절을 겪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상아 교수(제주대병원 내분비내과)는 노후의 질 좋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골절의 예방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일찍부터 골밀도 감소를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골다공증성 골절이란 무엇인가  
흔히 뼈가 외부의 큰 압력에 의해서만 부러진다고 생각하는데, 골밀도가 심하게 저하되면 자신의 키 높이에서 엉덩방아를 찍는 정도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가 있다. 이처럼 심한 골밀도 저하로 인해 일상의 작은 자극으로도 발생되는 골절을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하며 주로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골다공증성 골절, 왜 위험한가
나이가 들면 근력이 약해지고 여러 가지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중심을 잡는 힘이 떨어지면서 낙상과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문제는 골다공증성 골절 후 회복이 쉽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다는 것, 그리고 다수에서 재골절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척추 골절의 경우 통증과 함께 척추 변형이 올 수 있고, 고관절 골절의 경우 1년 내에 사망률이 거의 2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따라서 골다공증성 골절은 발생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관절 골절 환자들은 대부분 수술 후 통증 때문에 보행이 쉽지 않아 누워서 생활하게 된다. 이때 정맥 혈전이 생기기 쉽고 심근경색, 뇌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폐렴 발생 위험이 높아지면서 사망에까지 이를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폐경기 여성에서 흔한 골절은 무엇인가
폐경기, 비교적 젊은 연령(70세 이하)에서의 골다공증성 골절은 척추에서 많이 관찰된다.  뼈는 파골세포에 의해 골흡수가 일어나고 조골세포에 의해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재형성을 반복하는 조직으로, 이러한 골의 교체는 뼈의 바깥 부분을 감싸고 있는 피질골보다 뼈의 안쪽을 채우고 있는 소주골에서 빠르게 진행된다. 이 과정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여성호르몬이다. 

그런데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파골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골 흡수가 크게 증가하고 골 손실이 악화된다. 이에 가장 먼저 손상받는 곳이 바로 소주골이 많은 척추 부위이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척추 골절을 줄이는데 효과가 좋은 약물을 주로 쓰게 된다.

-폐경기에 흔한 척추골절을 예방하는데 SERM제제인 랄록시펜(상품명:에비스타 플러스)이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폐경 후 약 3~5년 정도가 지나 뼈가 급격히 나빠진 환자들이나 60대 여성들 중에도 척추뼈만 나빠져 있는 환자들의 경우 척추골절에 대해 확실한 효과가 입증된 SERM제제(에비스타 플러스 등)를 사용함으로써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논문에서 SERM제제가 골감소증 단계부터 골절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에서 골절 예방과 골다공증 치료 목적으로 SERM제제의 사용에 이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 골다공증 치료에서 보험급여가 넓게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SERM제제의 경우 약 700~800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돼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 사는 비용으로 뼈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초기 골다공증 환자나 골감소증 환자 입장에서 가격 대비 뼈 건강에 장점이 많은 약물이라고 본다.   

-폐경기 또는 60대 이상의 환자들은 골감소 외에도 다양한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관련해 랄록시펜(에비스타 플러스) 사용의 이점은 무엇인가? 
관련해 SERM제제 중 하나인 랄록시펜에 관한 MORE와 STAR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ORE 연구에서는 랄록시펜이 골감소와 골절을 줄이는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 계통의 여러 질환들도 약간 줄인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폐경기 이후 환자들이 고지혈증, 고혈압 등을 앓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STAR 연구는 기존에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되던 타목시펜과 랄록시펜의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랄록시펜의 유방암 예방 효과가 타목시펜의 그것에 뒤지지 않으면서, 특히 침습성 유방암의 발생률을 약 44~70% 정도까지 줄인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들 연구를 근거로 폐경기에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거나 유방암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에서 랄록시펜을 사용할 경우 골다공증 치료 외에도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제제를 끊거나, 중간 휴지기를 갖는 경우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골다공증 치료제 중 어떤 이유로든 약제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 후속 조치 없이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골밀도 감소나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의 경우 약 3~5년 정도 사용하다가 약물 휴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골절 위험도가 너무 높아서 약을 끊을 수 없는 환자들의 경우, 무작정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제를 랄록시펜으로 바꿔 1~2년 정도 지켜본 뒤 다시 필요에 따라 비스포스포네이트로 돌아가는 전략을 취한다. 

데노수맙의 경우에도 골밀도가 좋아져 보험급여 문제로 끊어야 하는 경우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로 전환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환자에 따라 부작용 때문에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역시 랄록시펜으로 바꿔 사용하다가 필요 시 다시 돌아가는 옵션을 쓰게 된다. 


-골다공증 치료제와 비타민D의 동반 복용이 중요한 이유는 
골재형성 과정에서 칼슘과 비타민D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영양소다. 그런데 우리나라 식단으로는 칼슘과 비타민D의 필수 요구량을 전부 섭취하기 어려우므로 별도 섭취가 필요하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비타민D가 저절로 생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현실적으로 매일 햇빛에 노출되는 양이 일정하지 않고 특히 겨울에는 비타민D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빛의 범위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칼슘과 비타민D 동반 복용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일부 연구에서는 같은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더라도 비타민D와 칼슘을 함께 복용하는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골밀도 호전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모든 골다공증 치료제는 칼슘과 비타민D제제를 함께 먹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랄록시펜+비타민D 복합제(에비스타 플러스)의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 
경험적으로 단일 복합제가 한 알로 돼 있다 보니 복약순응도가 높은 편이다. 한편으로는 칼슘제와 비타민D 제제를 별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비타민D 레벨이 충분히 안 올라가는 환자들이 있다. 그 경우 비타민D를 고강도로 올리기 위해 골다공증 치료제에도 비타민D가 들어있고 칼슘에도 비타민D가 들어있는 약을 함께 처방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폐경기 골감소/골다공증 환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앞서 언급한 MORE 연구와 이를 연장한 CORE 연구를 통해 골감소 초기부터 랄록시펜을 사용한 군은 치료 마지막 시점까지 골감소 개선 효과가 좋았으나, 나중에 치료에 들어간 군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외 다양한 논문에서도, 골감소 초기부터 치료제를 먹은 환자와 나중에 먹은 환자 사이에 골밀도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골밀도가 많이 떨어진 후에는 치료제를 잘 복용해도 그래프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뼈 관리는 초기부터 골량을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충분히 끌어올려 주고, 이후에 그것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그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처음부터 약을 썼던 사람만큼의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인 골밀도 관리에 들어가시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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