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ODH 저해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EMPhASIS 임상2상 발표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뇌병변 수↓·안전성 합격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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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사노피의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1차 치료제 오바지오(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를 흔들 경쟁자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미국 이뮤닉 테라퓨틱스는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치료 신약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의 임상2상 결과를 공개했다.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은 선택적 디하이드로오로테이트 탈수소효소(DHODH) 저해제로 1세대인 오바이오에 이은 2세대 약물이다.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군 EMPhASIS 임상2상 결과,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을 복용한 RRMS 환자는 MRI상 새로운 뇌병변 수가 유의하게 줄었고 안전성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번 결과는 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6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비도플루디무스, 오바지오와 다른 점은?

오바지오는 최초이자 현재 유일하게 승인받은 DHODH 저해제로 1일 1회 복용한다. DHODH는 림프구의 빠른 증식에 필요한 피리미딘을 합성하는 미토콘드리아 내 효소다. 오바지오는 기존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와 달리 중추신경계에 있는 활성화된 림프구 수를 줄인다. 

오바지오는 TEMSO와 TOWER 임상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미국, 유럽, 우리나라 등에서 허가받았다. 하지만 설사, 탈모, 호중구 감소증, 간 효소 증가 등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은 RRMS, 궤양성 대장염, 코로나19(COVID-19)를 포함해 면역매개 염증질환에 대한 선택적 DHODH 저해제로 개발됐다. 반감기는 약 30시간으로 1일 1회 복용하며 치료 중단 시 빠르게 배설된다.

비도플루디무스 유리산(free acid)은 활동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대상의 COMPOMENT 연구에서 위약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 오바지오의 이상반응으로 꼽히는 설사, 탈모증, 호중구 감소증, 간 효소 증가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은 동일 계열 약물에서 나타나는 키나아제에 대한 오프타깃 효과(off-target effect)가 없는 선택적 DHODH 억제제이기 떄문에, 면역억제와 같은 영향이 없어 동일 계열 약물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근거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이 RRMS에 대한 잠재적 치료 효과를 갖고 안전할 것으로 추정돼 EMPhASIS 임상2상이 시작됐다.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45mg, 뇌병변 누적 위험 62%↓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8~55세 RRMS 환자 209명이 임상2상에 참여했다. 이들은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30mg 또는 45mg 복용군, 위약군에 1:1:1 무작위 배정돼 24주간 치료받았다.

1차 목표점은 치료 24주째 평가한 통합 고유활성 뇌병변 누적 수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45mg군과 위약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24주째 MRI상 평균 고유활성 뇌병변 누적 수는 위약군 6.4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45mg군 2.4개로, 치료군의 위험이 62% 유의하게 낮았다(RR 0.38; P=0.0002).

2차 목표점인 평균 고유활성 뇌병변 누적 수에 대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 30mg군의 위험 역시 위약군 대비 70% 의미 있게 낮았다(RR 0.30; P<0.0001).

비도플루디무스 칼슘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위약군과 다르지 않았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발생률은 위약군 44%(30명), 비도플루디무스 칼슘군 43%(60명)로 두 군이 유사했다. 가장 흔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두통, 비인두염이었으며 두 군 간 발생률은 비슷했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군과 비도플루디무스 칼슘군 모두 1%였다. 아울러 감염, 간 또는 신장에 대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 또는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Robert J. Fox 박사는 "중요한 것은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이 위약과 비교해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을 뿐 아니라 감염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고 치료 중단율이 아주 낮다는 것"이라며 "향후 장기간 대규모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뮤닉의 Andreas Muehler 의료총책임자는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은 다른 DHODH 저해제와 비교해 안전성과 내약성 프로파일이 좋다"며 "우리의 목표는 우수한 효과를 가지면서 안전하고 내약성 문제를 피할 수 있는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는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CALLIPER 임상2상·ENSURE 임상3상 진행 중

이번 결과에 따라 개발사는 진행성 다발성경화증 환자 대상의 CALLIPER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CALLIPER 임상2상은 축삭 및 신경 손상으로 유발되는 뇌 외축과 장애 악화 등을 지연시키는 데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이 신경보호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하고자 디자인됐다.

아울러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는 ENSURE 임상3상도 시작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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