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윤혁 교수팀, 해외여행 다녀온 환자 94명 대상 연구 발표
대변 염증 수치 높고, 동반 질환 시 증상 재발 가능성 높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염증성 장질환 환자라도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대변 염증 수치(칼프로텍틴)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여행 중 자가 치료를 준비한다면 일반인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염증성 장질환은 최소 3개월 이상 장에 염증이 지속되며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면역성질환이다.

대표적인 질병은 궤양성 대장염(대장)과 크론병(소화기관)인데,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대변 절박증(변을 참지 못함), 설사, 혈변, 복통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질병은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등 주로 약물로 치료하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근본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성질환이라 치료가 잘 되는 관해기(완화) 환자라도 갑자기 재발을 경험할 수 있고, 이때 의료진의 빠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젊은 층이 다수라 여행 등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잦은데, 증상 재발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해외여행이 제한되거나 짧게만 가능했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윤혁 교수팀(신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지혜 교수 공동연구)이 해외여행 중 염증성 장질환 증상을 재발시키는 인자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2018년부터 2020년 초 사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94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동반 질환 ▲생물학 제제 치료 ▲여행 전 대변 염증 수치 ▲비행시간과 여행기간 등 다양한 인자를 비교분석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해외여행 

연구 결과 증상 재발을 겪은 환자의 비율은 16%였는데, 이들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대변 염증 수치가 높았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응급실 방문 이력이 있었다.

반면,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면역조절제 및 생물학제제 투여 여부, 비행시간 및 여행기간은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혁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언제 증상이 악화될지 몰라 그동안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라며, “관해기 상태이고 대변 염증 수치가 높지 않으면 큰 걱정 없이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물학 제제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정맥 주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자가 주사 키트를 여행 시 챙겨가야 하므로 여행 전에 미리 주치의와 상담을 권장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1월 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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