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건산업 기술 증진에 기여한 이들은 누구인가.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8일 서울 코엑스에서 "2009 보건산업기술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은 보건산업 발전에 공헌한 보건산업기술대상 14개 단체 및 개인, 보건산업진흥유공자 5명,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 우수연구자 8명 등 총 27명 또는 단체에 상을 수여했다. 수상자 또는 단체는 서류심사(10월초)를 거쳐 2단계 부문별 선정심사와 3단계 총괄선정심사(10월말~11월초), 정부의 공적심사(~11월 말) 등 4단계의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보건산업기술대상"은 보건산업관련 우수기술 및 연구개발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산출한 기술개발자와 유공자를 적극 발굴·포상, 이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보건산업분야 기술개발자들을 위한 행사이다. 특히 이번 보건산업기술대상 수상후보 신청률은 지난해 대비 38.9% 증가했으며, 경쟁률은 2.27:1에 달할 정도로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보건산업기술대상 영예의 대상수상자로 선정된 서울의대 방영주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관한 임상시험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방 교수는 1992년 국내개발 G-CSF의 제1상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수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국내 신약1호인 "선플라"를 비롯해 국내 개발 항암제인 "켐토벨" 개발 등 임상시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산업기술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보건산업기술대상 시상식은 지난 199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그동안 보건산업 육성의 산파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향후 보건산업 발전이 국가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보건산업기술대상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진흥원 김법완 원장은 "보건산업기술대상이 보건의료계의 높은 관심 속에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보건산업기술대상 시상식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앞으로도 보건산업 관련 기관, 학계, 기업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신약개발·수입대체·시장 창출 등에 초점

보건산업기술대상 수상 내역을 보면 국내 보건산업 기술개발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우선 몇 년째 신약개발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약은 부가가치가 가장 큰 대표적인 상품으로 세계 인구의 증가, 수명의 연장, 경제의 발전 등으로 시장 가치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발생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어 항암제 개발이 어느 때보다 눈에 띄었다.

방영주 교수는 항암제 개발과 관련한 수상에 관해 "신약 개발에 있어서 전임상연구에서 임상시험으로의 이행과정과 조기 임상시험은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이러한 기술과 경험의 축적은 세계적 항암신약 개발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암전이 억제제:그린스타틴"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졌다. 암 치료제 개발과 이차전이에 의한 암 재발을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이 전무한 실정에서 기술적 의의가 크며,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바이로메드의 골관절염 치료용 천연물신약 "PG201정"은 임상2상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면서 기존 치료제가 가지지 못한 연골보호 작용과 함께 부작용이 많은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대체효과를 노리는 의료기기 기술도 늘어났다. 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실정을 한 품목이나마 국산으로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덴티움은 지르코니아 치과용 도재 및 가공시스템인 Rainbow를 통해 생체적합성과 강도가 뛰어난 지르코니아 보철물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또한 골드와 메탈의 보철물에서 지르코니아 보철의 시대로 개척해 향후 년간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스테오시스는 골밀도 측정기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국산화 개발을 통해 축적한 의료기기 품질 확보 기술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한국 의료기기 제품에 적용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고가의 수입의료기기였던 골밀도 측정기를 품질이 뒤지지 않고도 국산화 한데 의미를 둔 것이다.

서울대치과 이종호 교수는 자연치 결손 환자에서 이차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개방형 RBM 표면 처리된 국산 임플란트의 임상학적 성공률, 성능 및 기능에 대한 수입제품과의 비교 임상연구를 통해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세계적인 치과용기기 전문 임상시험센터 형성을 위한 임상시험 기술과 인프라 구축, 국제 다기관 팀 구성과 전산기반 구축을 활용해 한국을 의료기기 연구의 중심지로 접근시킨다는 목표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해진 것도 또하나의 특징이다.
멕아이씨에스가 개발한 인공호흡기는 AMP와 소프트웨어에 의한 피드백으로 흡기와 배기 제공하는 기술로, 환자가 배기 시 기도 내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제어한다. 인공호흡기 국내 개발은 병원 보급 확대에 기여하며, 중환자 분야 의료기기산업 기술적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씨젠이 개발한 이중 특이성 부여를 통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혼성화 특이성 개선 기술은 유전자 증폭 기술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동시 다중 분자진단 검사를 가능하게 했다. 따라서 분자진단의 상용화의 신시장 개척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신종플루 유행으로 인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KAIST의 근적외선 형광영상을 이용한 하지관류 측정기술은 이전의 기능적 혈류 저하 진단 방법으로는 민감도가 낮은 것을 해소했다. 기존 기술로 측정 불가능한 조기혈류 이상 진단 분야의 의료기기 신규시장 창출에 기대를 모았다.

경북대 조진호 교수는 첨단 감각기능 회복장치 연구센터의 ACROSS 시스템을 통해 완전이식형 인공중이 시장을 공략했다. 조 교수는 "국외에는 1개 제품이 상용화되어 FDA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장가능성과 기술 보호 장벽이 높다"며 "그러나 ACROSS 시스템은 이소골에 부착해 음향을 발생시키기 위한 초소형 진동제로 선진국에 대한 기술 장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에는 유전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의대 박경수 교수는 당뇨 및 내분비질환군별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전세계 여러 인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유전자들이 한국인에서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나아가 한국인, 아시아인에 특이한 유전자들-KCNQ1 및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들을 찾아냈으며, 한국인 유전적 변이 유무에 따른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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