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OC 2022] TEXAIS 연구,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 임상2상
바이에타 투약 시 고혈당증 발생률 낮아…저혈당증 나타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항당뇨병제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가 뇌졸중 환자의 고혈당증 조절을 위해 투약하는 인슐린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TEXAIS 임상2상 결과, 바이에타를 투약한 급성 뇌졸중 환자군에서 고혈당증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와 함께 저혈당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임상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고혈당증 관리를 위해 인슐린을 투여하는 가운데 이번 결과에 따라 바이에타가 고혈당증 조절에 인슐린보다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인다. 

연구 결과는 4~6일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뇌졸중학회 연례학술대회(ESOC 2022)에서 공개됐다.

뇌졸중 환자 고혈당증 발생 시 예후 악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고혈당증은 당뇨병 과거력이 없는 성인을 포함해 뇌졸중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입원 시 정상 혈당이던 뇌졸중 환자 약 30%는 뇌졸중 발생 48시간 이내에 고혈당증이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고혈당증은 급성 뇌졸중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다. 입원 당시 급성 뇌졸중 환자가 고혈당증을 동반했다면 예후가 더욱 악화되며 회복도 쉽지 않다. 또 고혈당증은 혈전용해제 및 기계적 혈전제거술 등 재관류요법 효능을 줄일 수 있다.

고혈당증을 조절하고자 임상에서는 인슐린을 투여하지만 저혈당증 위험이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인슐린이 예후 개선과 연관되지 않았다고 보고하는 등 한계가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인 바이에타는 포도당 의존적으로 췌장 베타세포로부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는 장점이 있다. 포도당 농도가 떨어지면 약물 효능이 감소한다. 자가주사기(autoinjector)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며 관리가 간편하다. 

"고혈당증 감소 효과 확인 임상3상 필요"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

TEXAIS 임상2상은 고혈당증 감소와 신경학적 예후 개선에 대한 바이에타 효능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연구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 528명을 등록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조기 종료되면서 350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뇌졸중 발생 9시간 이내에 표준관리군 또는 바이에타 5mg 1일 2회 피하주사군(바이에타군)에 무작위 배정돼 5일간 치료받았다. 입원 당시 전체 환자의 42%가 혈당이 7.0mmol/L를 초과한 고혈당증을 보였다. 

바이에타가 단기간 장애를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1차 목표점으로 7일째 미국 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인 NIHSS 점수가 최소 8점 개선되는 비율 또는 NIHSS 0~1점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도달률은 표준관리군 56.7%, 바이에타군 61.2%로 바이에타군의 예후가 더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aOR 1.22; P=0.38). 

그러나 고혈당증 발생률은 바이에타군이 표준관리군 대비 의미 있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2). 저혈당증 사례도 두 군 모두 관찰되지 않았다. 4%는 연구 기간에 메스꺼움 또는 구토 증상을 보고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호주 모나시대학 Christopher Bladin 교수는 "바이에타는 뇌졸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면서 고혈당증을 줄이는 혜택이 있다"며 "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3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Bladin 교수는 "향후 연구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모집해 고용량 바이에타의 효능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또 당뇨병 병력이 있는 환자에 대한 계층화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바이에타가 뇌졸중 환자의 고혈당증을 줄이며 예후를 개선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에든버러대학 Yvonne Chun 교수는 "바이에타는 고혈당증이 발생한 급성 뇌졸중 환자에게 인슐린보다 안전한 약물이 될 수 있다"며 "표준관리군와 비교해 바이에타군의 저혈당증 위험이 더 적은 결과도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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