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메발론산 경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 억제
호주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 비치료군 대비 상피성 난소암 위험 19%↓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골다공증 치료제인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새로운 적응증을 획득하는 약물재창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주에서 진행된 코호트 내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상피성 난소암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알렌드론산, 파미드론산, 리세드론산, 졸레드론산 등이 있다. 

이번 연구는 골다공증 여성 환자의 치료제 선택과 난소암 발생 메커니즘 파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 3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전임상 생체 내 연구에서 항종양 효과 확인

상피성 난소암 여성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 미만으로 다른 여성암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치료 및 예방전략이 요구되지만, 쉽게 수정할 수 있는 상피성 난소암 위험요인이 드문 상황이다. 이에 상피성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스타틴과 같이 메발론산 경로를 억제해 잠재적으로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억제할 수 있다.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난소암 치료제로 약물재창출될 수 있는지 조사한 전임상 생체 내(in vivo) 연구에서는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Oncotarget 2017;8(42):72147~72156).

또 비스포스포네이트와 자궁내막암 및 난소암 발생 간 연관성을 분석하고자 7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암 위험이 27% 유의하게 줄었고 난소암 위험은 19% 감소 경향이 나타났다. 

자궁내막암에 대한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보호 효과는 1년 이상 치료를 진행하거나 폐경 후 여성에게서 주로 관찰됐다(Gynecol Oncol 2018;150(3):509~514). 

그러나 대다수 연구는 질소 함유 여부에 따라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나눠 조사하지 않았다. 아울러 다른 병인을 가진 상피성 난소암 조직형에 따라 분석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자궁내막양·장액성 난소암 위험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투약과 상피성 난소암 위험 간 연관성을 전체 그리고 조직형에 따라 평가했다.

연구팀은 2002년 7월~2013년 12월 호주 정부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에 등록된 모든 호주 여성을 포함한 대규모 행정정보 데이터세트를 이용해 코호트 내 환자 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에는 50세 이상으로 상피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여성 환자 9367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상피성 난소암 개별 환자는 나이, 사회경제적 수준 등을 고려해 대조 여성(4만 6830명) 중 최대 5명과 무작위 매칭됐다.

연구팀은 처방기록을 활용해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력·치료기간과 함께 다른 골다공증 치료제 처방력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군은 비치료군보다 상피성 난소암 위험이 19% 유의하게 낮았다(OR 0.81; 95% CI 0.75~0.88).

조직형에 따라서는 자궁내막양 난소암 위험이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군에서 비치료군 대비 49% 낮았고(OR 0.51; 95% CI 0.33~0.79), 특히 최소 1년간 치료받을 때 56% 의미 있게 예방 효과를 얻었다(OR 0.44; 95% CI 0.25~0.76). 

장액성 난소암 발생 가능성도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군에서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OR 0.84; 95% CI 0.75~0.93).

이와 달리 점액성 또는 투명세포 등 난소암에서는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에 따른 위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해당 조직형인 환자 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대식세포 및 단핵구 내 메발론산 경로를 억제하면서 종양 관련 대식세포의 활성이 감소하고 감마델타 T세포가 활성화돼 암세포 증식을 잠재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활성화된 감마델타 T세포는 염증을 조절하고 형질이 변화한 세포를 파괴하며 상처 치유를 향상시킨다고 알려졌다.

호주 퀸즐랜드대학 Karen Tuesley 교수는 논문을 통해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는 자궁내막양 및 장액성 난소암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해당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질소 함유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난소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 1년마다 주사하는 해당 치료제를 활용하면 잠재적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평가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호주 국립보건의료연구위원회의 기금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