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집행이사로서 한-WHO 협력 강화 노력 펼쳐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 자격으로 차기 WHO 사무총장 후보자 지명 절차에 참여했다.

김 처장은 24일부터 29일가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WHO 제150차 집행이사회에 우리정부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집행이사회는 차기 WHO 사무총장 후보자 지명 절차, 지난해 개최된 세계보건총회 특별회기의 결과 보고, WHO의 지속가능한 재정에 관한 회원국 간 실무그룹 논의 결과 보고 등이 주요의제로 진행됐다.

집행이사회는 34개 집행이사국만 스위스 제네바 현장에서 참석하고, 집행이사국이 아닌 회원국은 화상으로 참석하는 혼합형 방식으로 개최됐다.

대한민국은 WHO 서태평양지역 집행이사국이자 집행이사회 부의장국으로 제네바에서 현장 참석했다.

김 처장은 회의 2일차인 25일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지명 절차에 참여하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에수스 WHO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가진 후 귀국했다.

이후 보건복지부 윤찬식 국제협력관이 우리측 교체대표로 참석했다.

김 처장은 세계보건총회 특별회기 결과 보고에서 지난 2년간의 전 세계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며, 국제보건규칙 이행이 부족했던 점, 정치적 리더십이 결집이 지연된 점, 백신 불평등  등 대응과정에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세계보건총회 특별회기에서 WHO 회원국이 감염병 조약 등 새로운 수단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 간 협상기구(INB) 출범에 합의한 점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어 김 처장은 한국의 글로벌 백시 허브화 전략을 소개하며,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감염병 조약의 중요한 요소로 형평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향후 한국이 INB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지명절차에서는 현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이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로 단일 입후보했다.

김 처장은 사무총장 후보자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다음 5년간의 임기 동안 보편적 의료보장(UHC) 강화와 회복 탄력성 있는 보건의료 체계의 구축, 기후변화에 대한 WHO의 역할 강화에 대해 후보자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은 그간 회원국이 회복 탄력성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가 도서 국가와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중요한 문제로서 비감염성 질환(NCDs), 감염성 질환을 비롯해 전반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건강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된 집행이사국의 투표 결과, 집행이사회는 현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을 제75차 세계보건총회에 추천하는 차기 사무총장 최종 후보자로 지명했다.

최종 후보자로 지명된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은 올해 5월 예정된 제75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전체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차기 사무총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이번 집행이사회는 29일까지 이어지며, 비감염성 질환에 대한 권고 및 행동전략 초안, 식품 안전 강화를 위한 글로벌 전략, HIV와 바이러스성 간염, 결핵, 소아마비 등 감염병 대응 전략 등의 의제에 대한 집행 이사국의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 대표단은 각 의제별로 우리측 입장을 활발히 개진할 계획이다.

먼저 복지부는 비감염성 질환과 관련된 권고와 관련해 코로나19가 비감염성 질환의 예방과 통제에 미친 영향을 지적하며 공중보건위기 상황 하에서도 필수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유지하고 회복 탄력성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정신건강 증진과 유해음주 감소와 관련해 그간 한국이 펼쳐온 주요한 정책 노력을 소개하며, 코로나19로 변화된 정책 여건 하에서 각국의 정책 사례를 공유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안전 강화를 위한 WHO의 글로벌 식품안전 전략의 발전·이행 계획을 지지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교류 활성화 현황과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관련 역량 강화 계획을 공유하는 한편 회원국 간 긴밀한 공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할 계획이다.

또한, WHO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혁신, 지적재산권 및 기술이전 등을 통해 의료제품 접근성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할 예정이다.

국제 공통의 의료기기 명명법을 마련하는 것이 의료기기의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국제적으로 조화로운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회원국 및 이해관계자와의 활발한 소통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WHO에서 제안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바이러스성 간염 등에 대한 글로벌 보건 분야 전략 △고위급 회담을 통한 결핵 퇴치 전략 지원 △예방접종 독려 △소아마비 근절을 위한 목표 등에 대해 지지를 밝힐 예정이다.

코로나19 이외에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다른 감염병에 지속 대응하기 위한 WHO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할 방침이다.

특히, 원인불명의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해 신변종 감염병을 감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를 소개하며, 집행이사회가 제안한 인플루엔자 감시 및 대응체계를 확장하고 기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감시 및 대응 강화에 협력할 것을 표명한다는 것이다.

김강립 처장은 "이번 WHO 집행이사회에서 코로나19의 교훈을 바탕으로 거버넌스 개혁과 지속가능한 재원 조달을 통해 WHO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회원국 간의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한국은 WHO 집행이사국이자 집행이사회 부의장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오 개발·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이라는 중요한 이슈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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