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새로운 기술 개발 시 신속하게 임상 시작해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현재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지만 앞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그동안 북미와 유럽이 오가노이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오랫동안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오가노이드 기술 상용화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기술 개발에 더해 상용화 속도에 따라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 시장을 이끌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인다.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는 오가노이드를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미래'로 평가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8년 설립된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치료제 기업이다.

본지는 유종만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가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와 오가노이드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신년기획-①] 오가노이드, 무한한 가능성으로 미래 의학 이끈다

[신년기획-②]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 연평균 성장률 22%

[신년기획-③] 오가노이드 발전 위해 규제 완화 필요

[신년기획-④] 오가노이드 상용화 속도전 "국내서 세계적 기업 나올 수 있다"

- 과거와 비교해 최근 국내 오가노이드 연구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오가노이드 연구를 시작한 2015년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오가노이드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그래서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16~2017년 이후부터 오가노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연구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연구 환경 개선에 따라 회사를 운영하는 관점에서 이제는 오가노이드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해 나가는 게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본다. 예로, 항체의약품과 같이 시장이 크게 형성된 분야는 사람들이 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에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들은 선두로 나서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오가노이드 시장은 아직 크게 형성돼 있지 않다. 우리가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분명 있겠지만, 이겨냈을 때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2027년까지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 원동력이 무엇일지?

먼저 신약 효과 평가 시 기존 시스템들의 낮은 예측률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신약 효과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면 향후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의 상용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재생치료제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가 있다.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는 손상된 장기에 이식해 직접 재생을 유도한다. 치료 효과가 입증된다면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가지 중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는 재생치료제라고 생각한다. 신약 효과 평가 시 활용하는 오가노이드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보조수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는 오가노이드를 치료제 자체로 활용하는 것이므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향후 5년, 길게는 10년 이내에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우리나라가 북미·유럽만큼 성장하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북미와 유럽이 오가노이드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이유는 기초과학에 강하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에 기반한 기술 발전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도 북미와 유럽처럼 기초과학에 계속 지원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상용화 관점에서 보면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답은 아닐 수 있다. 다른 지역의 연구팀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을 경우 우리가 그 기술을 도입해 신속하게 임상을 시작하고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용화가 잘 이뤄진다면 자본이 모이고 이를 다시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려면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신약 평가, 재생치료제 개발 등에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현재 북미와 유럽이 앞서나가고 있을지라도 국내에서 기업 친화적 환경이 조성돼 오가노이드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면 따라잡을 수 있다.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를 꽃피울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상용화가 확실한 분야에 국가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것이다.

- 오가노이드가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으로 예상하나?

정밀의료 측면에서 환자에게 신약을 투약하기 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효과를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 평가 시 간소화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오가노이드는 실제 인공장기를 구현하는 형태로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로 장기수급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장기이식이 시급한 환자라면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를 이식·생착시켜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발전에 따라 향후 10년 안에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향후 계획은?

올해는 장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환자를 모집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측면에서도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플랫폼 ODIO을 널리 상용화시켜 국내뿐 아니라 해외 많은 기업과 협업하고자 한다. 

중기적으로는 5년 이내에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를 상용화해 세계 시장을 이끄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인공장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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