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과 비교해 암종별 차이점 및 전체적 차이 발표

김열홍 K-MASTER 사업단 단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열홍 K-MASTER 사업단 단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고려대학교 K-MASTER 사업단은 2017년 정밀의료 기반 암진단 치료법 개발을 개시한 이래 1만건의 암 환자 유전체프로파일링을 달성하는 등 주요 성과 목표를 달성했다. 
최근 K-MASTER 사업단이 구축한 한국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매우 의미있는 결과들을 확인해 발표했다.

K-MASTER 사업단은 고려대 사경하 교수팀과 공동으로 2020년까지 사업단 연구에 참여한 4028명의 암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히 관찰된 유전자 변이는 TP53 (48.1%), APC(21.8%). KRAS(17.7%), PIK3CA(16.3%) 등이었다. 

분석 결과를 서양인 암 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자료(TCGA: The Cancer Genomic Atlas)와 비교한 결과 KRAS 돌연변이가 한국인 암 환자에서 더 흔히 나타나는 반면, 서양인에서는 BRAF 변이가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TP53 변이의 경우 서양인에서는 난소암,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육종 등 암종에서 흔한 반면, 한국인에서는 직결장암, 방광암, 유방암, 담도암, 전립선암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한국인 암 환자는 반복서열불안전성 유전자 변이가 많이 관찰돼 이들 환자들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암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환자의 분포는 TCGA 환자들의 31.8%와 비교해 한국인 암 환자에서는 28.7%로 약간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한국인의 전립선암과 신장암 환자들은 서양인 환자들에 비해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특히, 담도암은 인종별로 유전자 변이 양상이 큰 차이를 보여 미국 Memorial Sloan Kettering 암센터, 중국의 동부간담도수술 병원, 그리고 우리 한국인 담도암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IDH1, BAP1 등 유전자 변이는 서양인 담도암 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여 인종간 차이가 뚜렷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의 Cancer Discovery 저널(영향력 지수, IF 39.397)에 온라인 게재됐다.

K-MASTER 사업단과 같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정밀의료사업이 한국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변이 특성을 규명하고,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암환자들의 호발 유전자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개발의 중요한 초석을 제공한다는 근거를 제공했다. 

향후 총 1만명의 데이터 심층 분석과 참여 암환자들의 여러 약제 치료효과까지 종합적 분석한 결과들이 보고되면 암정밀의료의 현장 도입에 더 큰 기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K-MASTER사업단은 2021년 11월 30일 현재 56개 참여병원으로부터 1만 588명의 암환자를 등록받아, 1만 221건의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수행했고, 1만건 이상의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등록했다.

등록된 1만 588건의 암종별 현황은 직결장암 23%, 유방암 14%, 폐암 12%, 위암 9%, 담관, 담낭암 5%, 육종 및 골암 5%, 두경부암 5%, 난소/난관/복막암 4%, 방광 및 요로암 4%, 췌장암 3%, 전립선암 2%, 신장암 2%, 식도암 2%, 흑색종 1%, 자궁경부암 1%, 간암 1%였으며, 이중암 등 기타암이 7% 등록됐다.

K-MASTER 사업단은 유전체 분석결과를 연계해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위암, 침샘관암 등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총 20개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중 KM-01 연구(직결장암 환자에 대한 avelumab 면역항암제 연구, 서울아산병원 김태원 교수)와 KM-02-01 연구(고형암 환자에 대한 sirolimus 연구, 삼성서울병원 이지연 교수)는 이미 등록을 완료하고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KM-01 연구의 경우 현재 허가초과사용신청으로 인정되고 있다.

KM-05 연구(비소세포폐암에서의 혈액 유전자검사 기반 gefitinib 연구,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 KM-06 연구(고형암에서 nivolumab 면역항암제 연구, 고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 KM-10B 연구(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Herzuma/선택항암제 병용요법 연구, 고대구로병원 박인혜 교수), KM-11 연구(침샘암에서의 Nanoxel, Herzumab 병용요법,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 KM-12 연구(식도암에서의 PDR001 연구,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KM-14 연구(HER2 양성 요로상피세포암에서의 Herzumab, Paclitaxel 연구,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는 성공적으로 등록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취합 중이다.

나머지 연구들에서도 활발히 연구대상자를 등록 중으로, 특히, KM-24 연구(비소세포폐암에서의 lazertinib 연구)는 올해 개시 후 대상자 등록을 시작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목표대상자인 40명의 절반인 20명을 이미 등록 완료해 매우 빠른 속도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K-MASTER사업단과 같이 암 정밀의료 융복합 플랫폼을 이용해 5년의 기간동안 암 환자 1만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으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이것은 일반적인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연구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전국의 대학병원과 암 전문치료기관이 참여해 구축한 바이오 빅데이터는 장기적으로 미래 바이오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환자 본인의 유전정보와 혈액을 제공한 공익적 헌신을 바탕으로 어렵게 구축한 전국적인 데이터공유 네트워크는 새로운 치료와 진단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한편, K-MASTER사업단은 지난 10월 15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2층 유광사홀에서 '제4차 정밀의료사업단 국제심포지엄'을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성료했다. 

제4회째로 운영된 심포지엄에서는 미래 의료의 주요 패러다임중 하나인 정밀의료의 최신 트렌드를 일본 동부 국립암센터 원장인 Atsushi Ohtsu 교수, 미국 웨일코넬의과대학 Melissa Boneta Davis 교수, 미국 시카고 대학교 Richard L. Schilsky 교수, 네덜란드 암 연구소 Emile Voest 박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전문가와 연구자간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 공유를 통한 협력의 장이 됐다. 

심포지엄의 주요 연사 발표는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채널인 KU MEDICINE(https://bit.ly/3mStm53)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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