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고혈압 등 대사 위험요인 증가 시 간암 발생·사망률도 증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비만과 고혈압 등 대사 위험요인이 증가할수록 간암 발생과 사망률도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팀은 B형 간염 환자가 대사질환 위험요인을 보유할수록 간암 발생 및 사망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2억명 이상 환자가 앓고 있는 만성 B형 간염은 간경화 및 간암을 유발시키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흔한 질환으로 의학적,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주요한 질환이다.

현재 B형 간염 환자에게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여전히 간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나 간암 발생의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치료 지침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코호트 빅데이터 자료의 만성 B형간염 환자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병 및 고콜레스테롤혈증 등과 같은 대사 관련 위험요인 보유 개수에 따른 간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 비간암(Non-hepatocellular carcinoma; non-HCC) 발생 및 사망(all cause of death) 위험을 평가했다.

간암과 비간암의 발생위험은 Fine-Gray 경쟁위험 모형을, 사망위험은 Cox의 비례위험회귀모형을 사용해 평가했다.

그 결과, 대사 관련 위험요인의 보유 개수가 증가할수록 암 발생위험과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런 경향은 5년 이상 장기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이며,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대사 관련 위험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평가 및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리옹대학교 리옹 암 연구 센터(Cancer Research Centre of Lyon) Fabien Zoulim 교수가 함께 참여해 국제 공동연구의 성과로 의미가 크다.
 
연구책임자 이준영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히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 코호트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연구질문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연구결과가 임상분야 발전으로 이어져 B형 간염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간학회지 Hepatology 6월호에 ‘Association of Metabolic Risk Factors With Risks of Cancer and All-Cause Mortality in Patients With Chronic Hepatitis B’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