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이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 등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했지만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14일 보건의료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의 유족이 7000억원을 기부한 후 여러 사업을 조정하고 있는데 국립중앙의료원은 협의가 잘 되고 있나"라고 질의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사업비 증가로 기획재정부에서 적정성 재검토를 확정했다. 만약 재검토가 내년 1월까지 안되면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무소속 이용호 의원도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추진 현황을 질의했다.

특히 이 의원은 앞서 정 원장이 한 행사에서 "몇천억의 기부금이 들어왔다고 온갖 이해관계자들이 불나방처럼 붙고, 기재부는 기부금을 자신의 돈인양 검증하겠다고 나선다. 보건복지부의 정책 의지는 실종된 상태"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7000억 중 5000억원으로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만들고, 2000억원으로는 감염병 연구소를 만들도록 기부했다. 기부자의 뜻을 구현하도록 관계기관이 협력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보기엔 주도권 다툼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기부금이 들어오면 투명성과 책임감 있는 틀, 자율성 및 전문성 확보 등 원칙을 갖고 운영방향을 생각한다"며 "지적한 발언은 국가정책 사업에 대한 아쉬움을 과하게 표현한 것 같다"고 답했다.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기부금관리위원회 구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위원회 구성부터 주도권 다툼으로 보여졌고 위원회 위원들 또한 의료전문인력이 대부분이다. 기재부 관련 인사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소통 창구가 아쉽다"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기부금관리위원회는 지난 9월 17일 시작됐고 위원회 구성과 진행 과정이 원활하다"며 "지금은 논의가 많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추진 계획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만약 재검토가 내년 1월까지 안된다면 사업은 지연된다"며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게 있어서 내년 3월에는 설계가 돼야 2026년 완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도 "기재부도 적정성재검토 기간을 충분히 단축해 2월 안에 심사가 완료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작은 늦어졌지만 2026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는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