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성호흡기질환에서 호흡재활과 NIV 치료의 적용'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세원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의 강의가 진행된 후, 오연목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좌장으로 실제 임상례를 바탕으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한국 의료현실에서 호흡재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이세원 울산의대 교수(호흡기내과)

"앞으로의 호흡재활은 적응증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호흡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과 기관지확장증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계속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증상이 만성적이고 치료가 어려워 완전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재활을 통한 접근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재활이란 심신장애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직업적, 경제적 가용능력들을 최대한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근골격계와 신경을 떠올리지만, 또 다른 영역으로 심장과 호흡기 역시 중요하다.
 COPD 환자에서 폐기능이 좋아지면 삶의 질도 향상되지만, 상관관계는 매우 약하다.  지역사회에서 302명의 70~80대 노인을 6.1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많이 움직이고 열심히 걷는 고에너지 소모군이 움직임이 적은 저에너지 소모군 대비 생존율이 높았다(Manini TM, et al. JAMA. 2006). COPD 환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첫 입원 전까지 운동량이 적었던 저에너지 소모 환자들이 빨리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Garcia-Aymerich J, et al. Thorax. 2006).
 결국 COPD 생존율에 근육량이 폐기능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COPD에서 호흡재활은 운동능력 향상, 호흡곤란 개선, 삶의 질 개선, 입원 횟수 및 일수 감소, 질환 관련 우울감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evidence A) 생존율도 향상시켰다(evidence B).

호흡재활의 과거
 불과 몇 년 전이지만 매우 중증인 폐기종 환자를 대상으로 폐용적축소술을 맡게 되고 언론에 소개가 되면서 많은 폐기종 환자들이 오셨다. 당시 10명 중 9명은 적응증 기준에 맞지 않아 수술이 어려웠는데, 더 개선시킬 여지가 없다는 것이 환자에게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짐이었다.
 2014년 즈음 호흡재활 치료 수가는 시간당 5,600원으로 열악했는데, 28개 2차와 3차 병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단지 18%정도 호흡재활 프로그램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단순히 재활운동을 교육하는 것이었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그 이유로 낮은 수가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재
 여러 학회에서 호흡재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호흡재활 지침서를 만들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시간당 33,830원으로 수가가 인상됐다. 거의 모든 호흡기질환이 대상에 포함되고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치료할 수 있다. 인상 이후 2016~2017년에 다시 시행된 설문조사에서 현장에서 보험 공시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으나 호흡재활을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변화가 없거나 줄어든 곳도 6군데였다. 인력과 장소가 문제였는데 제도적으로 개선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호흡재활은 다학제적 참여가 필요하고 의사와 치료사가 있어야 하지만 의사의 전공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호흡재활의 랜드마크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5번, 1회 2~4시간, 6주 이상으로 치료프로그램을 계획했는데 우리나라 급여기준은 주 3~5회 1시간으로 상당히 차이가 있다. 외래 방문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에는 가정에서의 재활이 매우 중요하다. 본 원에서도 운동 프로그램 책자와 재활 일지를 만들어 집에서 기록하게 하고 있다. 환자 50명을 등록해서 가정 재활에 대한 순응도가 좋은 환자 26명을 분석한 결과 삶의 질(CAT score, BODE Index, FEV1, 6MMT) 향상을 보였다(Lee JH, et al. Int J Chron Obstruct Pulmin Dis. 2020) <그림>.

미래
 앞으로의 호흡재활은 적응증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 폐암의 수술 위험도 평가 시 중등증으로 분류된 환자들이 수술 전과 후 재활에서 큰 효과를 보이므로 적극적으로 재활을 권유해야 한다(Br J Sports Med. 2018). 폐암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호흡재활 시 경과가 많이 개선된다. 방사선치료에 맞춰서 1주일에 2번 일정으로 호흡재활을 하도록 하여 후향적으로 평가해보니 방사선치료로 인한 폐손상, 폐기능 및 전체 생존율에서 더 나은 경향을 보였다.
 앞으로 방사선종양학과와 재활의학과와 함께 전향적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심장호흡재활실은 기구 등은 오히려 간단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보건소, 보건지소나 주민시설에 운동시설과 흡사하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공동으로 참여하기에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는 의료비용을 줄이면서도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호흡재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

 

Panel Discussion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연목 울산의대 교수(호흡기내과), 박혜윤 성균관의대 교수(호흡기내과), 원선영 간호사(삼성서울병원 중증치료센터)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연목 울산의대 교수(호흡기내과), 박혜윤 성균관의대 교수(호흡기내과), 원선영 간호사(삼성서울병원 중증치료센터)

 

 

 

 

 

 

"호흡재활의 치료목표는 무엇보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방법들과 대응전략에 대한 학습을 통해 이루어져야"


오연목: 폐성심(pulmonary heart disease)이라고 하면 COPD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비침습적환기를 사용하여 호전된 증례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혜윤: 저는 주로 척추측만증(scoliosis) 환자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비침습적환기(non-invasive ventilation, NIV)를 사용하여 호전된 증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머리가 아픈 증상으로 내원한 남자 환자로 소아마비, 척추측만증을 동반한 결핵력이 있었습니다. 50대부터 호흡곤란증으로 여러 차례 입원하였고, 심한 척추뒤옆굽음증(kyphoscoliosis)으로 진단됐습니다. 천식증상이 있는 COPD로 진단 내렸고 수면 시 비침습적환기(non-invasive ventilation, NIV)를 적용했습니다. 적응 시기 동안 천식 급성악화, 폐렴 등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낮에는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3년 후 경과 관찰에서 일상생활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고 재활 등으로 근력이 생기면서 CO2 분압도 점점 호전되어 호흡기 약제도 감량했습니다.

오연목: 원내 호흡재활 시스템 구축 현황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선영: 본 원의 호흡치료전문간호팀은 중증치료센터 소속으로 중환자 관리가 주 업무이고 협진을 통해  NIV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모든 의료진들이 병원 전산시스템에서 NIV 셋팅을 볼 수 있습니다. 또 NIV 문제 발생 시 담당간호사가 대처할 수 있도록 동영상 자료를 마련하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워크샵을 통해 병동에서 중증도가 높은 NIV 사용 환자들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여 다른 병원 대비 안전성과 중증도 측면에서 우수하게 관리되고 있는 편입니다.

오연목: 환자를 호흡재활실에 보내도 모든 환자가 다 잘 따라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환자 관리 노하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박혜윤: NIV는 처음에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고 원래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고 미리 설명해야 합니다. 정서적 지원이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NIV가 없으면 못 주무시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설득을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 어려운 경우는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로 심장에 다른 원인이 있으면 유지가 어렵습니다. 이 때는 약간의 진정제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NIV가 잘 되면 극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성호(호흡재활치료사): 환자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가족을 상기시키면 동기부여가 잘 됩니다. 중년 남성분들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많이 합니다. 혼자 지내시는데 담배를 피시고 건강을 방치하시는 분들과 건축 현장직 분들의 경우 이런 동기부여가 약하다보니 순응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원선영: NIV 사용에 있어서는 환자에 따른 사용 목적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환자들처럼 신경근육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생명유지가 목적이고, 반면 폐성심 환자들은 일상적 삶의 유지가 목적이기 때문에 밤에 사용하는 것을 권유하고 낮에는 힘들 때만 잠시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환자들은 삶의 질을 고려해야 하므로 밤에 NIV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알람으로 숙면이 어려울 수 있고 조작 방법 등이 어려워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어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COPD 환자 중에 나이든 남자 환자가 많은데, 관계가 좋은 가족 구성원을 적극 참여시키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세원: 호흡기 환자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어서 경증 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호흡법과 운동 교육시키기 위해서 일년에 한 번 내지 두 번은 호흡재활을 반드시 보냅니다. 중증 환자 중 재활실 방문이 어려운 경우는 며칠이라도 병실에서 재활을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이성호: 일단 타겟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호흡부전과 근력 약화(weakness)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주로 병동에서 재활을 하시는 분들은 숨찬 것을 크게 호소하시고 서기나 앉기도 힘드신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은 숨찬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병동에서 심호흡 운동을 통해 호흡곤란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리고 베개를 활용해서 침상에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하고 혈액순환을 도모하기 위해 발목 펌프 운동(ankle pumping exercise) 등 기본적인 운동을 합니다. 어느 정도 가능해지시면 대근육(global muscle) 운동을 하면서 좀 힘든 운동을 하고 보행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주로 병동에서는 호흡곤란 관련 재활을 먼저 하여 어느 정도 영향을 감소시킨 후 근력 약화가 두드러지면 타겟을 바꿔서 운동 계획을 수립합니다.

오연목: 다양한 파트에서 수고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호흡재활의 치료목표는 무엇보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방법들과 대응전략에 대한 학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재활치료의 극대화도 호흡계 질환과 물리치료적 접근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물리치료사, 간호사의 노력과 사회 및 가족의 지지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이 NIV를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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