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팀, 골흡수 억제제 추가한 연구 발표
OS, 골흡수 억제제군 31.8개월 vs 기존 치료군 23.0개월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에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mCRPC 치료는 얀센의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와 부신피질호르몬 제제인 프레드니손을 우선 처방한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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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를 추가했을 때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6월 22일 JAMA 온라인에 게재됐다.  

새로운 mCRPC 치료법 등장?

이탈리아 피렌체대학 Edoardo Francini 박사 연구팀이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법인 자이티가+프레드니손과 자이티가+프레드니손+골흡수 억제제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OS와 골격계 합병증 시간, 뼈 전이 등을 분석했다.

후향적 코호트인 이번 연구에는 745명이 참여했고, 2013년 1월~2016년 12월 뼈 전이가 확인된 환자들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9년 6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캐나다, 유럽, 미국 등 8개 병원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해 환자들을 ▲자이티가+프레드니손(n=529, 기존 치료군) ▲자이티가+프레드니손+ 골흡수 억제제(n=216명, 골흡수 억제제군)으로 배치했다. 

세부 분석에서는 고용량(high volume)과 저용량(low volume) 질환으로 나눠 분석했다. 고용량 질환이란 암이 뼈 이외에 폐와 간 등에 전이가 있거나 적어도 척추와 골반 등 4개 부위 이상 전이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일차 목표점은 OS, 이차 목표점은 첫 골격계 합병증 발생 시간이었다. 또 분석에는 카플란-마이어 분석과 콕스비례위험모형을 사용했다.  

OS에서 유의미한 우위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699명(93.8%)은 백인, 이들의 연령은 77.6세(중앙값), 추적관찰 기간은 23.5개월(중앙값)이었다.

연구 결과 골흡수 억제제군이 기존 치료군보다 OS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31.8개월 vs 23.0개월; HR, 0.65; P<.001).

또 골격계합병증 시간도 유의미하게 짧았는데, 각각 32,4개월, 42.7개월이었다. 

세부 분석 결과도 같은 흐름이었다. 

420명(56.4%)이 고용량, 276명(37.0%)이 저용량 질환이었는데, 특히 고용량 질환에서 골흡수 억제제군의 OS 혜택은 33.6개월, 저용량은 19.7개월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HR,0.51; P<.001). 

이외에도 저용량 질환에서 첫 골격계 합병증 위험이 2배 이상이었다.

Francini 박사는 "전립선암이 있는 모든 남성은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바와 같이 골전이와 거세 저항성 단계라면 골흡수 억제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임상에 변화를 가져오길 바란다"며 "mCRPC 치료에 자이티가+ 프레드니손을 처방하는 것처럼 국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골흡수 억제제도 더 많이 사용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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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니아대학 Samuel Takvorian 교수와 Naomi Haas 교수도 Francini 박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두 교수는 이번 연구에 71% 환자가 메이저 병원에서 치료받았음에도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의사들이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임상진료지침을 조정하거나 약물을 처방하도록 돕는 행동(nudges)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제 간 효과 차이 없어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흡수 억제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와 데노수맙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는 파골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그 수를 줄여 뼈의 파괴를 막는다.

주로 알렌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 이반드로네이트, 졸레드로네이트 등이 이 계통의 약제다.

데노수맙은 RANKL에 대한 인간 단클론항체로 파골세포에 의한 골흡수를 감소시킨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가격이 저렴한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가격이 비싼 데노수맙의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후향적 연구라는 제한이 있지만 이번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며 "약물 간 효과 차이가 없어 가격, 환자의 선호도, 신장기능 등에 따라 더 좋은 약물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약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졸레드로네이트는 환자가 급성일 때 반응과 관련이 있어 신장 기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반면 데노수맙은 저칼슘혈증 발생 위험이 더 높다. 하지만 턱의 골괴사 비율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국제 가이드라인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이 두 약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두 약물의 가격 차이다. 졸레드로네이트를 1년 동안 사용했을 때 가격은 140달러(약 16만원)인데 반해, 데노수맙은 2만9000달러(약 3314만원)다.  

졸레드로네이트보다 엄청나게 높은 데노수맙의 가격에 대한 문제는 다발성 골수종을 포함한 다른 암을 치료하는 임상종양의학 의사들도 거론한 바 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Vincent Rajkumar 교수는 메디케어의 보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ajkumar 교수는 "미국에서 약물을 처방하는 임상종양의학 의사는 졸레드로네이트나 데노수맙 그 어떤 약을 처방해도 메디케어 파트 D로부터 6%를 보상받는다"며 "이는 의사들의 이해충돌을 대표한다"고 지적했다. 

또 "약물 투여 방식도 환자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졸레드로네이트는 3개월마다 정맥으로 투여하고, 병원에서 15분간 투여받아야 한다. 반면 데노수맙은 피하로 더 자주(매달) 투여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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